아날로그 이동전화 단말기 공급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한 대책 마련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간의 가입자 확보 경쟁으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제품의 가격이 30만원선으로 급락하면서 아날로그 제품의 유일한 무기인 가격경쟁력이 상실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통화품질이 좋은 디지털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데다 아날로그의 최후보루인 가격 경쟁력마저 상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할 명분을 찾을 수 없는 입장에 몰려있다.
이에 따라 삼성, LG, 현대, 맥슨전자 등 CDMA기술개발에 참여해 현재 디지털 단말기를 출시하고 있는 4사를 제외한 이른바 비 CDMA 업체들은 이동전화 단말기 사업 자체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통신, 코오롱정보통신, 태광산업, 내외반도체, 화승전자 등 CDMA 대열에 참여하지 않은 아날로그 단말기 공급업체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는 방향은 CDMA 이동전화 단말기 사업 참여와 참여하지 않는 진용으로 나눠지고 있다.
즉 이들 업체들은 국내, 외업체들과 기술제휴해 후발업체로 CDMA단말기 공급사업에 참여하거나, 아예 CDMA단말기 사업을 포기하고 오는 98년께 서비스될 개인휴대통신(PCS) 단말기 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등 두 갈래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이다.
우선 CDMA 이동전화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업체로는 대우통신, 코오롱, 내외반도체 등이다. 이들은 국내, 외 CDMA기술보유업체들과 공동으로 단말기를 개발,내년중으로 시장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우통신은 맥슨전자와 공동개발이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중 하나를, 내외반도체는 미국의 콤퀘스트사와, 코오롱은 미국의 데이터 인바이런먼트사와 각각 공동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동전화 분야에 참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개인휴대통신(PCS) 시장에 진출하는 데 유리한 선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태광산업, 화승전자 등은 CDMA이동전화 단말기 사업을 건너 뛰고 바로 PCS단말기 개발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 CDMA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사업에 참여한다고 하더라도 선발업체인 삼성, LG 등과의 경쟁에서 밀릴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데다 PCS단말기의 선도개발이 오히려 사업추진에 더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 여년간 국내 이동전화 시장을 이끌어 온 아날로그 단말기 시장에서 나름대로 사업을 지속해온 이들 업체들의 향배는 황금시장으로 떠오르는 단말기 시장의 흐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