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 픽처텔, 화상회의시스템 사업 늦추진 않는다

세계 그룹 화상회의시스템 시장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아 온 미국 픽처텔社가 최근 들어 사업행로에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인텔등 경쟁업체들의 저가 기술을 무기로 한 시장공세가 거세지고 갈수록 시장경쟁도 치열해 지기 때문이다.94년이후 데스크톱 시스템의 판매는 급증한 반면 자사의 핵심분야인 그룹 시스템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주가도 지난 2월 45달러에서 현재 35달러로 내려 앉았다.

그러나 지난 84년 설립,12년동안 화상회의시스템에 주력하며 승승장구해 온 픽처텔은 올해도 4억8천만달러 매출에 순익도 60% 늘어난 3천4백만달러를 기대하는 등 아직 이 시장에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픽쳐텔은 내년에도 올해보다 28% 늘어난 6천1백50만달러 매출과 4천7백만달러의 순익을 목표로 성장행진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쟁업체들의 행보도 만많치 않다.

가장 강력한 상대인 인텔은 PC 화상회의시스템인 「프로셰어」가 출시 3년동안 10만개 이상 팔리며 호조를 보이자 새로운 버전을 내놓고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이 부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인텔은 화상회의시스템이 인텔 프로세서의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컴팩이 올 크리스머스 시즌을 겨냥해 내놓을 자사 데스크톱 일부 모델에 프로셰어를 탑재키로 하는 것을 비롯,PC의 멀티미디어기능이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다른 PC업체들도 「프로셰어」를 채용할 방침이어서 인텔의 세력 확장 노력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외에도 화이트 파인 소프트웨어와 VDO넷社도 저가의 화상회의시스템과 넷 비디오 폰등 화상회의장비를 각각 발표,가격경쟁력으로 픽처텔을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픽처텔의 노먼 가우트 최고경영자(CEO)는 보다 공격적 사업전략으로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는 기본적으로 저가의 데스크톱 화상회의시스템과 고가 그룹용 시스템을 병행해 양동작전으로 나가는 한편 화상회의 서비스부문에 보다 무게중심을 둠으로써 입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1천5백달러 데스크톱 시스템인 「라이브 200」을 저가 전략의 주력병기로 내세우고 그룹 화상회의시스템에서의 주도권을 보다 확고히 다짐으로써 수익을 보전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픽처텔은 네트웍장비업체인 쓰리콤과의 핵심 파트너관계를 맺는 한편 다른 네트웍업체들과도 협상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네트웍을 통해 동시에 서류작업을 할 수 있는 데이터 컨퍼런싱제품에 픽처텔의 기술을 선택한 데 이어 양사는 지난 6월 공동 프로토콜을 국제통신연맹(ITU)의 데이터 컨퍼런싱 표준규격으로 채택해 줄 것을 요청,업계 표준화 노력도 적극적이다.

픽처텔은 또 그룹용과 데스크톱 시스템의 중간 가격대로 지난달 9천달러짜리 「스위프트 사이트」 화상회의시스템를 선보이기도 했다. 기존 시스템보다 사용하기 간편하면서 이동 줌기능등 고가장비에 있는 기능들을 갖추고 있는이 시스템은 경쟁제품보다 가격대 성능비가 뛰어나 내년에는 전체 시스템중 5∼10%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픽처텔이 역점을 두고 있는 또다른 분야는 전화업체나 인터넷 서비스업체,또는 일반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화상회의 서비스사업.

시스템의 단순 판매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유지와 화상회의실의 운영등 서비스에서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이 회사는 이미 포드나 스위스 은행,벨 아틀랜틱등 30개의 굵직한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특히 3개 대륙에 있는 포드 엔지니어들을 연결해 신모델를 개발하는 「포드 2000」프로젝트에 픽처텔의 화상회의시스템이 중요한 기능을 맡고 있는데 포드의 한 통신서비스 책임자는 『화상회의시스템은 대단히 노동집약적인 기술』이라며 『픽처텔의 글로벌 서비스 체제는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다』고 해 픽처텔 시스템에 대단한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픽처텔은 서비스부문 매출을 올해 1천만달러에서 오는 99년까지 10배인 1억달러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이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