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발신전용휴대전화(CT2) 상용서비스를 앞두고 사업자들간의 교차협상이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 달 초 경쟁업체인 지역 CT2사업자들과 기지국 공용화에 합의한 데 이어 19일에는 한국이동통신과 영업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함으로써 CT2사업을 위한 기본골격을 갖추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통신과 지역CT2사업자들은 기지국 공용화에 따른 후속조치, 즉 기지국위치선정, 이용료배분, 가입자관리 등의 문제와 공정경쟁, 브랜드 공유 등을 놓고 지난 주 실무진들이 4박5일간의 마라톤 협상을 가진 데 이어 이번 주 중으로 임원급 협상을 통해 협의를 완료할 예정이어서 전반적인 CT2사업구도가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 주 벌어진 실무협상에서 한국통신과 지역사업자들은 한국통신이 등록, 사용해 온 「시티폰」이라는 상표를 지역사업자들도 함께 사용한다는 데 합의했으며 상표이용의 댓가, 기지국 공용화에 따른 시설이용료 등에 관한 금액협상을 남겨 둔 상태다. 양측은 내 주 초에 기본합의서를 체결한다는 목표로 막바지 절충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까지 합의됐거나 조만간 합의될 사업자들간의 제휴관계를 한국통신을 중심으로 종합해 보면 시설부문은 경쟁업체(지역사업자)들과 공동으로 구축하고 영업부문은 경쟁업체들의 경쟁업체인 한국이동통신과 제휴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언뜻 보면 CT2서비스의 조기 정착을 위해 관계된 모든 사업자들이 피아간 구분없는 총력체제를 구축한 양상이다.
하지만 CT2서비스의 특성상 이같은 교차제휴는 필연적일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CT2의 경우 사업자별로 단말기와 주파수의 구분이 필요없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지국 공용화는 당연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또한 무선호출과 결합한 CT2플러스가 초기부터 상용화될 예정인 것을 생각할 때 무선호출과 CT2사업권을 함께 갖고 있는 지역사업자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전국사업자이면서도 무선호출과 CT2를 한쪽씩만 갖고 있는 한국통신과 한국이동통신이 결합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한국통신과 한국이동통신은 내년 말부터는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를 놓고 정면대결해야 할 경쟁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CT2를 위해 손잡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CT2사업자와 무선호출사업자들 사이의 이같은 교차제휴관계는 불과 1년정도밖에 남지 않은 개인휴대통신(PCS) 상용화 때까지로 제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 또한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심지어 수도권 CT2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동통신의 경우 셀룰러 이동전화 시장을 잠식하지 않으면서 무선호출 시장을 방어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분석하고 『따라서 한국이동통신의 한국통신 CT2영업 대행은 PCS상용화 이전까지 시간을 때우는 정도의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다소 희망섞인 분석까지 제시했다.
어쨌든 세계적으로 시장안착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는 발신전용휴대전화(CT2)사업을 한국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한 사업자들의 고민은 경쟁업체, 경쟁업체의 경쟁업체, 잠재적 경쟁업체들끼리 손을 잡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의 전개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