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적극적인 경영만이 불황타개

우리나라 전자수출을 주도해 온 주요 업체들의 수출실적이 당초 목표치를 크게 밑돌아 걱정이다. 올들어 전자산업의 전반적인 불황이 계속되면서 수출가격이 떨어지는데다 해외시장에서 외국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업체들이 고민하고 있다는 보도다. 이로 인해 국내 유력 전자업체들의 수출액이 연초 세운 목표치를 6% 정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해 수출목표 달성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와 이래저래 업체들의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지난 10월말을 기준으로 수출실적이 10억달러를 넘어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대우전자, 삼성전관, 삼성전기 등 5대 전자업체의 경우 현재 수출액이 1백46억3천만달러로 나타나 연초 수립한 수출목표액인 1백55억7천여만달러보다 9억4천만달러가 모자르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전자산업 수출을 주도해 온 반도체도 가격이 계속 떨어져 10월말까지 약 1백5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1백75억달러에 비해 14% 가량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주요 해외시장에서 엔低의 영향으로 일본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높아진 반면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모니터의 경우 실제 수출가격은 지난해보다 20%까지 내렸고 VCR 등 일부 제품은 가격파괴 현상까지 나타나 수출여건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전자업체들은 수출부진과 이로 인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절감과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고급제품 생산 등 나름대로 다양한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는 올들어 계속되는 수출부진과 경기불황의 늪에서 국내업체들이 하루빨리 벗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기업들이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핵심업체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자면 국내 전자업체들은 수출부진과 불황타개를 위한 근본적인 문제를 착실하게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국내기업들은 현재 수출이 부진하고 불황이 계속되자 대부분 인력감원과 비용절감을 최우선 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다. 물론 필요없는 인력이나 낭비성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감원정책을 펴면서 전반적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조직 구성원들이다. 그들이 자신의 위치에 대해 불안해 한다면 기업 분위기는 위축되게 마련이다. 결국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기술개발이나 해외시장 공략 등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불황도 겪고 호황도 만나게 된다. 수출부진과 불황극복이란 경영한파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제품의 품질향상이나 원가절감 등 근본적으로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집중돼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수출부진과 불황극복과 관련해 우선 정부는 기업들이 시장주도형 경쟁체제를 확립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각종 규제를 최대한 완화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해외시장에서 제품을 가지고 품질과 가격으로 경쟁하는 주체는 바로 기업이다. 이들이 탄력적으로 외국업체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필요없는 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절대 필요하다.

또 기업은 지속적인 품질향상과 기술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한 제품생산 등 경영혁신 노력에 주력해야 한다. 외국 유명업체들이 수출부진과 불황시 인위적인 감원보다는 사원교육과 품질향상, 기술개발, 새로운 시장개척 등 보다 적극적인 경영으로 이를 극복한 사례를 우리는 참고해야 한다. 국내업체들이 지나치게 위축돼 소극적인 경영을 하지 말고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과 근본적인 문제해결에 집중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