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신의 내년도 경영계획의 핵심은 「경쟁력강화」라는 한 마디로 요약된다.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통신의 오랜 숙원인 민영화에 한걸음 다가서는 출자기관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데다 98년 대외시장개방을 눈앞에 둔 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통신의 모든 사업은 경영자율성 확대와 사업부문의 수익성 제고, 경영효율향상에 집중되며 올해부터 경쟁을 시작한 시외전화는 물론 경쟁대열에 들어선 모든 사업부문에서 타사를 압도할 수 있는 전략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은 이를 위해 내년을 「KT비전 2005」 실현을 위한 기반조성의 해로 정하고 그룹경영체제를 지향한 철저한 사업부제를 실시하는 한편 사내 소사장제를 도입하는 등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전화비디오(아이비전), 이지팩스, 하이텔팝 등 비수익성 사업을 과감하게 축소하고 중복투자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사업간, 부서간 연계심의를 강화하기로 한 것도 효율성 극대화 작업의 일환이다.
올해 한 자리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매출액을 내년에는 다시 두 자리수로 끌어올릴 목표를 세운 것은 전면경쟁체제에서 한국통신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한 의욕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두 자리수 매출액 성장을 어느 정도 낙관하는 것은 통신사업자 수가 증가해 접속료 수익이 올해의 2천6백70억원에서 내년에는 4천9백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인데다 CT2, 항만전화, 전화카드광고, 시스템통합(SI) 등 신규사업에서 1천1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추가로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순이익 목표를 90년대 들어 가장 낮은 2천5백억원 정도로 잡은 것은 경쟁심화에 따른 마케팅, 서비스부문에서의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탓이다.
분야별 사업계획을 보면 기업고객에 대한 전략적 마케팅 부분이 눈에 띈다. 한국통신은 적극적인 기업고객 마케팅활동을 전개키로 하고 기업고객정보 DB를 현재 17만건에서 2백20만건으로 확대, 시장환경분석을 위한 시장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1천명의 마케팅 전문요원도 내년 중 양성할 계획이다.
네트워크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통신망확충은 한국통신의 기반사업이다.
한국통신은 내년에 시내 1백2만5천, 시외 24만9천, 국제 1만회선 등 1백24만8천회선의 교환시설을 증설하고 시내 1백43만1천, 시외 44만2천회선의 전송시설을 구축하며 가입자선로도 1백67만 회선을 늘릴 계획이다.
또 대전 국제관문국을 신설해 국제망을 다원화하고 해저광케이블 1천1백10회선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종합적인 통신망 관리체제 확립을 위해 경기와 전남에 지역망 관리센터(RNMS)를 추가로 구축해 총 6개소로 늘리는 한편 집중운영보전시스템 13개, 집중과금처리시스템 2백80개 시스템을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개발부문에서도 투자비 확대는 물론 사업과 연계된 기업형 연구개발을 강조하기로 했다. 중점연구개발 과제로는 -기간통신분야의 광가입자전송장치, TDX교환기고도화 -무선통신분야의 PCS무선망설계, 운용관리시스템, FPLMTS -멀티미디어분야의 인터넷서비스, 음성인식, 양방향 케이블TV -경쟁전략 분야에 요금전략, 시장개방대응, 제도개선 등이 선정됐다.
해외사업, 무선사업, 위성사업, 멀티미디어사업 등은 한국통신의 미래를 책임질 중점육성대상 사업이다.
특히 한국통신은 무선사업을 제2의 주력사업으로 정하고 첫사업인 발신전용휴대전화(CT2)의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비스지역 조기 확대의 관건인 기지국 설치는 물론 유통망 확충을 위해 타사업자와의 전략적 제휴관계를 다각적으로 구축하고 자체 유통망도 97년 중에 2백26개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 밖에 종합물류정보전산망 구축과 연계한 무선데이터사업, 중궤도위성통신사업, 가입자무선화(WLL)사업, 미래공중육상이동통신(FPLMTS)사업등을 추진하고 무선케이블TV사업의 경우 일산 신도시 지역에서 시범 추진키로 했다.
한국통신은 이외에도 통신사업에서 벗어난 적극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텔레마케팅 등 통신사업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외에도 부동산관리, 창업투자금융, 광고기획 등 통신사업과는 무관하지만 보유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신규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최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