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학생들의 생활이 컴퓨터로 인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전자우편과 인터넷 사용을 선호함에 따라 강의를 비롯해 생활패턴, 교제형태에 이르기까지 크게 달라지고 있다.
다트머스 대학의 경우, 기숙사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밤는게까지 컴퓨터앞에 앉아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에게 컴퓨터 사용을 권장하는 학교중의 하나로 알려진 이 대학의 경우 하루에 전자우편 왕래횟수가 25만건에 이른다. 다트머스대의 학생은 5천명, 교수와 행정요원이 3천명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그들의 전자우편 이용횟수는 평균 하루 30회에 이르는 것이다.
『블리츠』로 불리는 이 대학의 컴퓨터 시스템을 이용해 학생들은 친구들과 매일 전자우편을 주고 받을 뿐만 아니라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와 친척들과도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교수와의 만남도 주로 전자우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교수에게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고 전자우편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교수에게 학생들이 찾아오지 않고 전자우편을 이용하는 비율이 94년 8%에서 지난해 20%로 증가했다. 또한 학생들은 이제 더이상 학생식당에 앉아서 대화하지 않는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비판자들은 사회, 종교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모여 서로 융화되는 기능을 수행해온 대학의 기능이 컴퓨터로 인한 최근의 변화 때문에 무너지지 않을까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게다가 학생들간의 안간관계형성에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클리포드 스톨전 하바드대 교수는 『학생들은 더이상 다른 학생및 교수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또 사회적인 적응이 왜 중요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반대 견해를 가진 스티븐 길버트 미국 고등교육협회 테크놀러지 담당이사는 자신은 지금의 학생들이 20년전의 학생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자우편의 사용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전자우편의 학습의욕을 높인다고 말한다. 적극적인 성격이 못되거나 영어가 제2외국어인 학생들이 교수에게 직접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을 통해 다채로운 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학생들은 인터넷으로 부르르 박물관을 들어가 그림을 감상한 후 평론을 쓰고, 도서관을 가지 않고 경제학에 관한 참고자료를 찾고 있다.
이 때문에 노스캐롤라이나 소재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은 신입행이 입학할 때, IBM랩톱 컴퓨터를 준다. 학생들은 강의시간에 노트를 가지고 오지 않고 대신에 랩톰컴퓨터를 들고 들어온다. 교수도 칠판이 아닌 컴퓨터 화면을 통해 강의를 하고 있다. 과제물도 마찬가지다.
한편, 컴퓨터의 이러한 대학내 확산은 재정이 튼튼한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간의 차이를 더 크게 벌여여놓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의실 하나에 20개의 컴퓨터를 놓는데, 10만달러 이상이 들 뿐만 아니라, 광섬유로 대학내 네트워크를 구성한다면 수백만 달러가 들게 된다. 전반적으로 재정이 충분하지 않은 국공립대학의 경우 첨단기술에 대한 적응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 교사연합에서도 원격교육의 빈약함을 지적하며,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경험의 장으로서의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대학과 대학생은 변하고 있다. 그 변화의 속도도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제 그들에게 컴퓨터를 뺀 교육과 생활의 현장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파생되는 사회적인 문제도 많아지고 있다. 미국 대학의 변화의 물결에 우리도 예외일 수는 없을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