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쳐쓰기 가능 디지털다기능디스크(DVD) 즉 DVD램. 대용량에 고화질까지 겸비, PC 기록매체의 차세대 주역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현재 DVD 규격업체들은 그 규격안 마련작업을 벌이고 있다. 작업이 그런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올해 안에 통일규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상용화다. 규격업계의 수순대로라면 2년 후 제품화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업계의 저작권 보호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이 예정대로 98년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최근 「닛케이멀티미디어」誌에 따르면 DVD램의 제품화는 소프트웨어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DVD램에 대한 규격업체들의 규격안 마련작업은 최종단계에 이르렀다. 그간 서로 다른 기록방식을 주장해 온 도시바와 소니 등 두개 진영은 올해 안에 합의하는 방향에서 규격안으로 「버전 0.9」를 제안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당초 예정했던 지난 10월보다는 다소 늦춰지지만 이변이 없는 한 연내에 최종사양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DVD램은 기억용량이 2.6 이상으로 CD롬의 약 4배에 해당하는 대용량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DVD램 드라이브는 DVD롬은 물론 CD롬까지 재생할 수 있다.
이런 특성으로 DVD램 드라이브는 앞으로 PC 기록매체의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읽기만 하는 DVD롬은 단명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DVD램 규격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소니-필립스진영과 도시바를 중심으로 하는 7개사 연합 두개 그룹이 각기 다른 기록방식을 주장, 사양통일작업이 난항을 보여 왔다.
소니진영이 제창하는 기록방식은 CD-R(추기형 CD) 기록방식에 가까운 워블방식.
디스크 상에 그루브(뱀이 지나간 모양의 홈)를 미리 형성하는 방법으로 데이터는 이 그루브로 나뉜 평탄한 부분(랜드部)에만 기록한다. 기록재생시 그루브로부터 검출한 신호는 데이터의 위치정보로 이용한다.
도시바진영이 제창하는 것은 랜드, 그루브방식. 랜드부뿐 아니라 그루브의 바닥에도 데이터를 기록한다.
이들 두개 진영이 현재 검토하고 있는 절충안은 랜드부와 그루브 양쪽에 데이터를 기록하고 위치검출은 워블방식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양측의 주장이 공평하게 받아들여진 모양이다. 그러나 이 결과로 두 진영 모두 지금까지 개발해 온 기록 및 재생용 회로설계를 수정해야 한다.
규격업체에 의한 기록방식은 이렇게 통일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통일사양으로 「버전 0.9」가 연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규격업체의 안인 「버전 0.9」 사양에 대해 미국 영화업계를 중심으로 하는 콘텐트 제작사들이 이론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DVD램에서는 복제가 용이하다는 점. 즉 DVD램 내장 PC를 사용할 경우 그 사용자는 디지털 콘텐트를 손쉽게 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DVD 영화타이틀이나 DVD롬의 경우는 데이터의 암호화 등 복제방지방법에 의해 DVD램에 복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음악CD나 CD롬 등 다른 디지털 미디어에 대해선 거의 무방비상태다.
따라서 특히 음악업계나 컴퓨터 소프트웨어업체를 중심으로 새로운 저작권보호법 제정을 요구하는 반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규격업체들이 오는 98년으로 예정했던 DVD램 드라이브의 상품화시기도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DVD램의 제품화가 난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DVD램이 등장할 때까지 그 가교역할을 할 제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고쳐쓰기 가능 CD인 CD-RW(ReWritable). 리코, 소니, 필립스, 휴렛패커드, 미쓰비시화학 5개사가 지난 10월 마련한 고쳐쓰기 가능 CD규격 「오렌지북 3장」에 준거하는 것으로 이전에는 CD-E(이레이저블)로 불렸다.
기록용량이 CD롬과 같은 6백50MB인 CD-RW는 CD롬의 재생이 가능할 뿐 아니라 DVD와의 호환성도 갖춰 CD와 DVD를 잇는 중간자적 성격을 강하게 풍긴다. CD-RW의 기록원리가 DVD램과 같은 相병화방식이기 때문에 DVD램 드라이브에 CD-RW를 읽고 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관련업체들은 CD-RW의 제품화 시기를 내년 봄으로 잡고 있다. 그 이유는 DVD램의 가격이 일반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내려가는 시점이 2000년께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가격은 드라이브가 7백달러, 디스크가 25달러로 예상된다.
그러나 CD-RW가 DVD램에 이르는 가교역할을 충분히 수행할지는 의문이다. 첫째로 고쳐쓰기 가능횟수가 문제로 지적된다. CD-RW는 고쳐쓰기 가능횟수가 1천회에 불과, 하드디스크처럼 자주 사용할 수 없다.
또 디스크의 반사율이 낮다는 것도 약점이다. 때문에 이미 시판돼 있는 CD롬 드라이브의 재생은 보장할 수 없다. 따라서 하드디스크의 백업용으로 용도가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CD와 DVD의 가교매체로 또하나 주목되는 것은 마쓰시타가 개발한 PD. DVD램 드라이브에서 기록 및 재생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광자기디스크분야에서도 대용량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DVD램이 본격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2000년까지 PD와 CD-RW가 가교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