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원격 치과진료가 일본에서 실시된다.
이번에 실시되는 인터넷이용 원격 치과진료는 東京치과대학병원과 소프트웨어업체인 일본소프트웨어(NSK)가 공동으로 추진한다. 우선은 기업체의 건강진단 등에 활용할 예정인데, 이들이 구상하고 있는 원격 치과진료는 이렇게 진행된다.
먼저 각 기업체에서 일정자격을 갖춘 위생사나 간호사가 진단을 받고자 하는 진료대상자의 구강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다. 촬영화상은 위 아랫이(齒)를 맞문 커트와 위 아래이를 각각 촬영한 2개 커트를 합쳐 총 3커트. 정확한 촬영을 위해 개발팀은 이의 뒤쪽을 촬영할 수 있는 디지털거울과 입을 일정 크기로 넓히는 마우스 와이드를 새로히 개발했다.화상은 6백40 X 4백80도트의 해상도로, 착탈식 PC카드에 압축해 기록한다.
진단을 받는 사람은 또 자신의 증상과 의견을 나타내는 검진설문서를 작성한다. 담당자는 이 설문내용과 화상데이터를 PC에 입력해 인터넷을 통해 NSK에 보낸다.
보내진 데이터를 기초로 NSK가 전자카르테(진단기록카드)를 작성,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해 놓는다.
담당치과의사는 진료실 등에서 인터넷을 통해 이 데이터베이스에 접속, 각각의 카르테에 진단결과를 입력한다. 입력은 촬영된 화상 가운데 지적이 필요한 부분을 표시한 뒤, 사전에 설정되어 있는 병명 및 항목란을 화면 상에서 크릭하면 된다. 한번의 크릭으로 설정된 내용(진단결과 및 지시사항)이 자동으로 전자카르테에 입력된다.
진단을 마친 뒤 담당의사는 전자카르테를 진단결과용 데이터베이스에 전송한다.
NSK는 이 진단결과용 데이터베이스에서 개개인의 진단결과를 컬러프린터로 출력, 해당 기업의 의료보험조합이나 개인에게 우송한다.
인터넷 검진을 도입함으로써 치과의사는 물론 진찰을 원하는 사람들도 시간, 장소 등의 속박에서 벋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일본 후생성은 이 서비스에 대해 매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번 원격 치과진료가 앞으로 본격화될 원격의료서비스의 본보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후생성의 한 관계자는 『시도자체는 매우 신선하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의 화질과 촬영각도, 전자카르테의 관리, 촬영자의 자격과 역량 등 기술적인 것은 물론 법률적으로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한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역시 디지털카메라의 화질과 촬영각도이다. 최초 촬영된 화상은 6백40 X 4백80도트지만, 전자카르테에 표시되는 화상은 그 절반인 3백20 X 2백40도트까지 떨어진다. 또 잇몸질환 및 치주질환 등의 경우에는 치아의 색깔도 중요한 진단 포인트로 작용하는데, 색깔은 촬영상황에 따라 매우 달라진다. 촬영각도에 따라 오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법적인 면에서도 몇가지 미묘한 문제가 있다. 그 하나는 치과의사법의 무진찰치료금지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이를 피하기 위해 東京치과대학은 현재 첫 진찰은 치과의사와 환자가 직접 대면해 실시하고, 이후 정기적인 검진만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이 밖에 디지털카메라의 촬영이 진료보조행위에 해당될 것인가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진료보조행위로 볼 경우 원칙적으로 치과의사가 그 현장에 입회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전자카르테를 소프트웨어업체가 관리하는 것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NSK관계자는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은 ID와 패스워드를 가지고 있는 일부 관리자 뿐으로, 보수, 점검 이외의 목적으로 접속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럴 경우에도 전자카르테의 프린트아웃은 누가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개발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대면에 의한 진료의 전 단계라는 인식으로 개발에 착수했다』며 『질병의 조기발견이 그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인터넷 치과진료를 본격적인 원격진료의 하나로 보기에는 아직 충분치 못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번 시도가 앞으로 활성화될 멀티미디어를 활용하는 원격진료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임에는 틀림없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