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프리텔, LG텔레콤, 한솔PCS등 3개 PCS사업자가 최근 ▲상호 로밍 ▲터널 및 지하공간 중계기 공동 시설 ▲단말기 인증 기술 표준화 등 상호 협력방안에 합의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CS 3사의 이번 합의는 기본적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 환경이 사업권을 획득한 지난 6월과는 판이하게 변하고 있다는 상황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우선 PCS사업자들의 잠재적인 경쟁 상대라고 할 수 있는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등 이동전화 사업자들이 본격적인 요금 경쟁을 시작하면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요금 인하가 이루어지고 있다.현재 한국이통의 이동전화 요금은 10초당 28원으로 지난해 말의 42원보다 30%이상이 하락했고 신세기통신의 요금도 10초당 24원이다.
PCS사업자들이 내세운 「이동전화보다 싸고 편리한 서비스」라는 PCS의 강점이 큰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의 추세라면 내년중으로 심리적인 마지노선인 20원까지 내려갈 것이 확실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20원 미만까지 떨어질 가능성마저 보이고 있다.
결국 98년 상반기를 서비스 개시시점으로 잡고 있는 PCS사업자들로서는 당초 계획했던 조(兆단)위 투자보다는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공존체제를 선택할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적과의 동침」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PCS사업자들의 협력 방안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상호 로밍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시설 투자를 최소로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로밍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상호협력의 제안자였던 LG텔레콤은 『로밍이 실현될 경우 망구축에 대한 중복투자를 줄일 수 있어 궁극적으로 투자비 절감에 의한 이용료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전세계적인 PCS장비 수요 증가로 장비의 적기 구매가 수월치 않고 앞으로 장비 가격 인하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모든사업자가 동시에 전국망을 구축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이번 합의를 앞당긴 요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책적인 합의에도 불구하고 실무적인 측면에서 3개 사업자간의 로밍 문제가 쉽게 타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우선 3개 사업자들이 각각 예정하고 있는 서비스 대상 지역의 우선 순위가 엇비슷하다는 점이 로밍 타결의 결정적인 걸림돌이다.
로밍이라는 것이 특정 사업자 가입자가 해당 사업자의 서비스 권역을 벗어났을 경우에 다른 사업자의 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바꿔 말하면 서비스 권역이 중복될 경우에는 로밍의 의미가 없다는 뜻이기도 한다.
사업자들이 설명하는 것처럼 투자의 최소화를 위해 로밍을 한다면 CT2 사업자들처럼 완전한 지역 분할을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 과연 수요가 많은 대도시 지역에 대한 서비스 권역 분할이 합의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로밍 협상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노른자위인 대도시 지역보다는 수요가 적은 농어촌이나 도서벽지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기술적인 부분이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이미 3개사업자가 모두 1S-41C라는 동일한 프로토콜의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어려움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한 사업자의 망에서 다른 사업자의 망으로 이동할 경우, 망간 핸드오프가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힘들다는 점이 최대의 난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예상할 수 있는 적지 않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PCS 3사간의 연합은 PCS사업이 안정화되는 시점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경쟁 상대인 이동전화 서비스와의 대결을 위해서는 「3사 공조」라는 방안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