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돈스런 통신서비스사업

정보통신서비스처럼 성장속도가 빠르고 혼돈스러울 정도로 변화가 극심한 분야도 드물다.

최근 수년간 이동전화와 무선호출이 지난 80년대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선전화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무선호출서비스의 경우 경쟁체제 도입 이후 그 영향으로 무려 1천2백만명이란 사상 유례없는 가입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증가세가 드러나면서 지금까지 크고 작은 기업들이 통신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기업의 사활을 건 치열한 각축전을 벌여 왔다. 통신서비스사업이 무조건 큰 이윤을 보장하는 유망사업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통신서비스가 한국통신의 독점체제였던 것이 국제전화, 이동전화, 무선호출 등 통신서비스가 잇달아 과점체제로 전환되면서 이 분야에서 통신사업권을 획득한 기업들이 엄청난 특혜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같은 통신서비스사업 참여 자체가 하나의 이권으로 인식되던 때와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앞으로는 통신서비스사업권 획득만으로 이 분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통신서비스 분야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증거다.

통신서비스시장에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동전화의 경쟁서비스인 발신전용휴대전화(CT2) 서비스가 조만간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으며 이어 내년 하반기부터는 개인휴대통신(PCS) 서비스가 시작되며 이에 맞춰 사업자간 가입자 확보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파수공용통신이나 무선데이터통신, 위성이동통신 등 새로운 이동통신서비스가 속속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플림스, 범용개인통신 등 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가 실용화될 경우 통신사업자간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숨가쁘게 전개될 것은 자명하다.

새로운 이동통신사업자의 출현으로 통신사업자간에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경쟁과 함께 요금경쟁 또한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에서 가입자 확보에 실패하는 경우 적자로 사업권을 반납하는 통신사업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통신서비스사업의 치열한 시장경쟁은 비단 무선통신분야로 국한된 것이 아니다. 내년중에 시내전화에 경쟁도입을 계기로 유선전화사업도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특히 통신과 방송의 융합, 기본통신시장 개방 등 유선통신사업을 둘러싼 환경변화도 새로운 전환기를 예고하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 기술발전은 통신서비스사업에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이제까지 공중통신망의 근간을 이룬 전화망에 이어 케이블TV망, 초고속통신망, 무선가입자망 등 갈수록 지능화된 통신망이 속속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세계 정보통신망의 흐름이 글로벌 네트워크체제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통신사업자들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미 전세계를 이어주는 위성이동통신사업이 이동전화의 국경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통신서비스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에 따르면 저궤도 위성을 이용한 통신서비스시장이 오는 2002년 음성전화 2백만, 무선호출 1백만가입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늘날 통신서비스사업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의 시대로 표현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시장경쟁력을 지닌 통신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할 수 있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일 것이다. 기존 통신사업자는 물론 신규 통신사업자 역시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시장상황에서 누가 먼저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앞으로의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