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Ⅱ] 전자산업 기상도..정보통신

경기 불황 추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경기 회복에 쏟아붓고 있고 민간기업들 역시 불황 타개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시장 조사기관들이 내놓은 새해 경기 전망은 비관 일색이다.

올해는 우리나라 경제 사상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우리 경제의 주춧돌 노릇을 해온 전자산업에 대한 기대가 어느해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하지만 전자산업을 이끌어온 가전이나 반도체 산업 분야조차도 불황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그만큼 경기 불황의 골이 심하다는 의미이다.

다만 신규통신사업자 선정등으로 시장 규모가 엄청나게 불어난 정보통신산업 정도가 경기회복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전자산업의 새해 전망을 분야별로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올해 정보통신산업은 우리 경제를 회생하는 견인차로 작용할 전망이다.다른 분야와는 달리 정보통신 분야의 경기를 밝게 예측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성장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우선 지난해 6월 허가된 27개 신규통신사업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중으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고 범국가적으로 추진 중인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구축 사업이 본격화된다.

특히 98년 1월 상용서비스를 예정하고 있는 3개 개인휴대통신사업자들이 본격적으로 장비를 구매할 경우,조단위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관이나 기업들의 정보통신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로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정보통신 시설 투자는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강하게 불어닥친 인터넷이나 인트라넷등과 같은 온라인 통신사업 역시 지난해의 열풍을 이어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통신서비스 분야>

국내통신서비스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구조적인 변화를 맞게된다.우선 2월부터 새로운 이동통신서비스인 발신전용휴대전화(CT2)서비스가 개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PCS를 제외한 24개 신규사업자들이 잇달아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같은 변화는 전반적인 시장 구조의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독과점 체제를 고수해온 국내 유무선통신서비스 시장이 복잡 다기한 형상으로 바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복점체제로 전환된 이동전화서비스 시장이 이른바 가격 파괴의 돌풍을 몰고왔듯이 틈새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서비스의 등장은 기본적으로 서비스 요금 체제의 파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이동전화와 무선호출로 나눠졌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에 CT2와 주파수공용통신(TRS)서비스가 진입하면서 서비스의 계층화가 빠르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특정 지역내에서 시내전화를 비롯,이동전화 무선호출,데이터통신등 모든 형태의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초고속사업자가 허가될 경우,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무한경쟁의 시험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쨌던 97년의 국내 통신 서비스 산업은 양적인 팽창과 함께 질적 성장을 구가하는 한해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

<통신장비 분야>

통신서비스 산업의 호황은 통신장비와 단말기 산업에 연쇄적인 반응을 불러오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통신장비 제조업체들에게 97년은 사상 최고의 해로 기록될 것이다.

우선 신규통신사업자들의 등장으로 조단위를 넘어서는 대규모 장비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98년초를 서비스 개시 시점으로 삼고 있는 한통프리텔,LG정보통신,한솔PCS등 PCS 3사는 각각 수천억원대의 관련 장비를 구매할 계획이다.

이중 일부가 외국 업체에게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70%이상이 국산장비로 소화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와함께 CT2사업자인 한국통신과 10개 제2무선호출사업자들이 구매할 CT2 기지국 장비 시장도 수천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TRS사업자인 한국TRS와 신규 사업자인 아남텔레콤,지역 TRS사업자가 구매할 TRS시스템 시장 규모도 역시 수천억원대를 넘어서고 있다.

국내 통신장비 업계를 들뜨게 만드는 것은 통신사업용 시스템 수요뿐만이 아니다.범정부적으로 추진중인 초고속정보통신기반 구축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각종 교환및 전송장비 시장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단말기 분야>

우선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발신전용휴대전화(CT2), 고속무선호출 서비스 등이 정보통신기기 업계의 양적 성장세를 지탱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은 지난 해 가입자 80만명에 매출이 약 7천억원에 이르렀던 성장세를 지속 ,올해에는 가입자 2백만명에 매출액도 1조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 LG정보, 현대, 맥슨전자 등 국내 공급4사들의 시장쟁탈 구조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한창, 코오롱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 단말기 공급업체들의 생존전략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가입자 1천2백만명을 넘어선 무선호출기(삐삐) 시장은 신규 및 대체수요를 포함해 대략 4백만대, 3천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견된다.

올해 서비스 예정인 고속무선호출서비스가 과연 어떤 식으로 신규수요를 창출하느냐도 초미의 관심사다.

삐삐 제조업체들이 지난 해 자동이득조정(AGC)삐삐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면 올해에는 고속무선호출서비스가 새로운 시장창출에 활력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CT2 상용 서비스도 단말기 공급업체들의 새로운 기대주다.

한국통신 등 서비스 사업자들마다 예상가입자를 놓고 상당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대략 1백만대 1천억원정도의 신규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돼 20여개의 공급업체들이 치열한 공급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시스템통합(SI)업계의 올해 매출 성장율은 20∼25% 수준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둔화될전망이다.

지난해 불어닥친 경기 불황의 여파로 민간기업들의 IT분야에대한 투자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SI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가낙찰이나 덤핑수주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때문이다.

게다가 그간 SI업계의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했던 그룹SM(시스템관리)분야나 그룹전산화시장이 올해를 정점으로 성장율이 점차 둔화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따라서 국내 SI업계는 공공 SI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정부및 공공기관들이 SOC(사회간접자본)확충,복지행정 차원에서 공공 SI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년 SI시장의 성장 둔화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SI업체들은 신년 매출 목표를 비교적 높게 잡아 놓고 있다.

정보시스템분야중 가장 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중의 하나가 EDI시장이다.

조달청과 국방부 등이 96년말부터 각각 조달 EDI망 구축을 위해 작업을 본격화하고 나선데이어 건설교통부가 97년부터 건설CALS인프라 구축에 착수할 것이라는 기본계획을 밝혀 EDI관련시장이 상당한 규모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전자화폐나 전자주민증 발급을 계기로 큰폭 성장이 예측되고 있는 IC카드시장은 현재 시장상황이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자화폐의 경우,금융권 공동표준안이 올해말까지 완성되고 내년말경 시험서비스에 들어가 본격발급을 추진하기로 했던 계획이 IC카드관련기술과 세계전자화폐 개발환경 변화로 작업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어 이 분야의 성장을 기대할 수 없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또 전자주민증 사업도 각 관련기관들의 이해관계로 사업의 본래취지와 벗어난 주전산기 문제 등으로 잡음이 속출하고 있어 내년도 사업을 속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버스카드도입으로 관심을 끌었던 RF카드는 C&C엔터프라이즈사와 국민카드사가 카드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부터 지하철에 본격 적용하기로 함에따라 큰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온라인 사업 분야>

PC통신 인터넷 등 온라인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쾌속 항진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천4백억 정도의 시장을 형성했던 PC통신 분야는 올해에도 70% 내외의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또 인터넷 부문도 약 1백5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2백%의 성장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기대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도입이 본격화 할 전망인데다 인터넷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또 올 하반기쯤에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던 PC통신의 플랫폼이 인터넷 기반의 웹서비스로 바뀔 전망이어서 인터넷이 보편적 통신 서비스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는 것과는 달리 내년도 수익율 전망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인터넷 등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서비스가 향후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할 기본서비스로 대두됨에 따라 가격 경쟁이나 시장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이슈로 등장했던 인터넷폰과 인터넷 팩스서비스의 보급이 본격화 됨은 물론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비디오폰, 가상사설망(VPN)서비스, 엠본(Mbone), 주문형 뉴스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신년 근거리통신망(LAN) 시장 규모는 4천억원 정도로 지난해 3천1백억원에 비해 30~3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수치는 네트워크 신규수요가 신년에도 꾸준하게 발생하는 한편 기가비트(Gb)이더넷, 비동기전송방식(ATM) 등 기존 LAN을 대체할 수 있는 고속 LAN이 기업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이더넷, 광분산데이터인터페이스(FDDI) 등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Gb이더넷 장비 시장이 본격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IP스위치, 태그스위칭, 패스트IP 등 각종 IP스위칭 관련 제품들도 치열하게 경쟁하며 시장확대 주도세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소규모기업, 가정(SOHO)용 장비 분야도 시장성장에 기여하며 인터넷 수요의 증가로 원거리접속(리모트액세스) 장비도 크게 각광받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보통신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