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W산업 육성 올해가 중요하다

올해는 소프트웨어 산업인들에게 무척이나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올해가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의 소프트웨어산업이 세계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을지 여부는 올해를 기점으로 판가름날 것이다.

올해부터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5개년계획이 실행에 옮겨진다. 정부는 올해 1천억원이 넘는 예산을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예산은 인력이나 창업보육, 기반기술 확충 등에 쓰여질 예정이어서 민간기업들이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소프트웨어산업이 타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왔던 여러 문제들을 개선하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스톡옵션제의 도입, 소프트웨어 사업자 신고제, 소프트웨어 노임단가의 현실화, 병역특례제도 및 금융대출제도 개선 등 소프트웨어업계가 당장 만족할 만한 수준에는 이르지 못하겠지만 여러 분야에서 발전을 위한 환경조성작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정부 및 공공기관의 전산화예산 중 하드웨어 구입비의 10%를 소프트웨어 구입에 의무적으로 할당함으로써 내수시장 확대에 한계를 느껴왔던 소프트웨어 산업인들의 기대를 키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의 이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우리의 소프트웨어산업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5개년계획이 초년도부터 제대로 실행에 옮겨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소프트웨어 산업인들은 정부의 계획에 대해 그 실행을 의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는 주목해야 한다. 과거에도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의 장미빛 청사진이 공약(空約)에 그친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소프트웨어 육성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함으로써 소프트웨어산업의 발전기초를 튼튼히 하는 동시에 잃었던 신뢰감도 되찾아야 한다.

소프트웨어 산업인들도 정부의 육성책에만 의지해서는 안된다.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의 일차적인 책임은 정부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산업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난해에는 소프트웨어산업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패키지 소프트웨어분야가 높은 성장세를 구가했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패키지 소프트웨어산업은 전년대비 80%에 가까운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매출확대의 과정에서 우려되는 사례들이 적지않게 지적되고 있다. 번들판매 성행, 제살깎아먹기식 과당경쟁의 전개, 경쟁사 인력 스카우트 등으로 소프트웨어의 가격질서가 붕괴되고 기술축적이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이다.

패키지 소프트웨어시장은 올해 수요기반이 더욱 확충돼 전년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시장기반이 아무리 커져도 그 주인공들이 이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수익성을 내기가 어려워지고 결국은 사상누각이 돼 공멸하고 만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세계 소프트웨어시장은 이제 아이디어만 가지고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 기술력이라는 바탕 위에 자본력까지 요구하는 시장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힘들여 성안한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5개년계획을 제대로 실행에 옮겨 나가기 위해 초년도부터 계획대로 정지작업을 차질없이 해나가야 할 것이며 산업계에서도 정부의 육성책이 효력을 나타낼 수 있도록 스스로의 자구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수익에만 매달려 전체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불공정경쟁이 결국 자기의 피해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직시, 장기적인 안목에 넓은 시야를 가지고 기업경영에 나서기를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