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맨홀 (93)

새.

사내는 솟아오르는 불꽃 속에서 새를 보았다 독수리였다.

조로아스터의 독수리.

성전의 불 앞에서 처참히 살해된 조로아스터의 지팡이 위에 앉아 있던 독수리가 불 속에서 비상했다. 피로 물든 불의 성전을 박차고 비상한 독수리가 검은 날개를 한껏 펼친 채 솟아오르는 불꽃을 타고 하늘로 솟아올랐다. 서쪽으로 지는 해를 향해 솟구쳐 올랐다.

비상(飛翔).

사내는 늘 비상을 꿈꿔 왔다.

새처럼, 독수리처럼 비상을 꿈꿔 왔다.

이제 시작이다. 조로아스터의 독수리는 이제 하늘 높이 날게 될 것이다. 인간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임의롭게 날 것이다. 인간의 마음과 마음으로 파고들 것이다.

이제 사람들은 그 독수리를 통하여 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초인을 마중하게 될 것이다.

- 조로아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 「나의 미덕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이제까지 나를 광란시킨 적이 없다. 나는 나의 선과 나의 악에 얼마나 지쳐 있는가! 그것은 궁핍이며, 불결이며, 비참한 안일이다.」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마다 「나의 정의가 무엇이란 말인가? 나는 내가 열화와 숯이 되어 있지 않음을 본다, 그러나 정의로운 사람은 열화 하여 하는 것이다!」

그대들이 이렇게 말할 때이다. 「나의 동정이 무엇이란 말인가? 동정이란 인간을 사랑하는 자가 못 박히는 십자가가 아닌가. 그러나 나의 동정은 십자가의 형벌은 아니다.」

그대들은 지금까지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는가? 그렇게 외쳐 본적이 있는가? 아아 그대들이 그렇게 외치는 소리를 들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늘을 향해 외치는 것은 그대들의 죄가 아니라 그대들의 비열함이다. 죄지을 때의 그 비열함이 하늘을 향해 외치는 것이다.

그 혓바닥으로 그대들을 핥아 줄 번개는 도대체 어디 있는가? 그대들에게 심어 주어야 할 광기는 어디 있는가? 들어라,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에 대해 가르치노라, 초인은 번개이며 광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