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수단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우리나라가 정보화사업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고 선진국들이 국가의 운명을 건 필사적 투자로 정보기술과 정보망 구축에 열정을 쏟는 것도 정보화지수가 한 나라의 발전위상을 가름하는 중요한 변인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정보화지수는 특정분야의 정보화만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인 기반이 갖춰지고 행정기관이나 기업체, 국민들의 정보화가 모두 이루어질 때 향상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정보화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정보화 효과는 업무 편의, 삶의 질 향상 등 여러가지이지만 결과적으론 모두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기업에는 더 현실감으로 와닿는 사안이다. 기업의 정보화가 선택이 아닌 기업 생존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기업정보화가 완벽하게 이루어지면 현재의 만성적인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탈피, 경제활성화까지 가져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기업들의 정보화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대기업 2백개, 중소기업 5백개 등 전국 7백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기업의 정보화 추진실태와 촉진방안」에 따르면 90% 이상의 기업이 전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나 인사, 급여관리나 문서작성 등 단순한 업무활용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보화에 따른 기업경쟁력 향상의 관건이 되는 정보검색, 기업간 정보교환, 공장자동화, 경영관리 등 전략적 차원의 전산시스템 활용은 중소기업, 대기업 모두 6%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업체의 수나 규모를 볼 때 이들이 한국의 경제력을 이끌고 있는 업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이들 기업의 경쟁력이 바로 국가경제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업정보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는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능동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지속적인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전산시스템 보유율이 높은데도 기업의 정보화 수준이 낮다는 것은 정보화 추진에 필요한 기술이나 전문요원이 부족하거나 기업내에서 정보화 분위기가 성숙되지 못한 결과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정보 전담부서를 둔 기업이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전담직원의 수도 중소기업의 경우 2,3명이 대부분이고 전담부서를 갖춘 46%의 대기업마저 10명 미만이 가장 많다는 점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정보화의 요체인 통신망을 이용한 정보수집은 중소기업 6.4%, 대기업 9.7%에 불과할 정도로 전근대성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원활한 정보화 추진을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기업 정보화 전문 지도기관의 육성 및 이용 활성화 대책과 이에 따른 자금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자금,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관리기반이 취약한 중소기업으로서는 정보화에 따른 투자비가 크면서도 실패위험이 높고 그 효과가 천천히 나타난다는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 중소기업의 정보화 추진에는 재원에 대한 정책적 지원과 세제상 혜택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같은 국가적인 지원에 따라 기업들도 기본적인 시스템 확보를 서두르는 한편 특히 전문인력 양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정보화의 선결요건이 시스템 확보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으나 실제 이용상 문제해결은 전문인력과 그 처리능력에 달려있음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기업내의 정보화마인드 제고도 상당한 변수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사항이다. 시스템이 아무리 잘 갖춰졌다 하더라도 종사원들이 정보화에 대한 마인드가 없다면 효과를 제대로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