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PC에는 키보드와 마우스가 불가피하게 사용된다. 이 때문에 평소 PC를 사용할 기회가 없었던 주부나 고령자의 경우 PC사용이 쉽지만은 않다. PC조작에 익숙한 사람이 외출해버리면 PC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상태로 방치되고 만다. PC를 조작할 능력이 없다면 PC에 장착된 CD롬 드라이브로 보고 싶은 CD롬 타이틀을 즐기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다.
벤처기업인 일본의 도움사는 이같은 점에 착안해 TV나 VCR처럼 손쉽게 CD롬 소프트웨어를 PC 상에서 즐길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내놓아 관심을 끌고 있다.
도움사는 카탈로그의 그림과 내용에 리모컨을 일체화해 카탈로그가 바로 리모컨기능을 하도록 고안했다. 사용자가 CD를 넣으면 윈도 오토플레이기능에 의해 자동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뜨고 작동준비에 들어간다.
이 때 카탈로그에 표시된 CD롬 내용 가운데 원하는 부분을 누르면 PC에 부착된 수신기가 신호를 받아 CD롬의 해당 부분을 재생, 영상과 음악을 시청할 수 있다. PC를 켜고 디스크를 넣은 후 카탈로그의 그림을 누르기만 하면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다. 물론 수신기를 별도로 달아야 한다. PC의 OS는 윈도3.1이나 윈도95면 가능한데 윈도3.1의 경우 오토플레이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카탈로그의 그림은 압점으로 위치를 인식하는 2∼3 정도의 얇은 터치패널 위에 부착돼 있다. 이 패널은 역시 박막 형태의 리튬 폴리머 전지를 사용해 전원을 공급하는데 1만회 정도의 터치를 수용할 수 있어 1년 정도 사용이 가능하다. 터치패널은 전도성 잉크로 인쇄된 2장의 시트를 붙여 놓은 것으로 2백562백56점의 인식이 가능하다. 리모컨의 전송거리는 15m 정도이며 벽이나 천장 등에 반사시켜 조작할 수도 있다.
터치에 의해 인식된 명령정보는 美 TV인터액티브사가 개발한 원적외선기술에 의해 전용 수신기로 전달된다. 원적외선을 이용한 리모컨의 일본 내 제품화는 NTT어드밴스테크놀로지에서 담당하고 있다. 수신기는 PC의 RS-232C 커넥터에 접속돼 CD롬 소프트웨어의 작동을 지시하는데 NTT어드밴스테크놀로지에서 2천엔 정도에 공급한다.
이 시스템의 장점은 리모컨이 부착된 카탈로그의 가격이 수백엔에 불과해 CD롬 가격이 극단적으로 높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천엔 정도인 수신기도 1개 구입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역시 비용부담이 거의 없다.
도움사는 현재 이 시스템을 적용해 일본 유명 가수들의 노래반주 30곡이 담긴 가라오케 타이틀을 첫 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도움사에 美 TV인터액티브사의 원적외선기술을 제공한 NTT는 타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CD나 CD롬을 사용하는 잡지나 아동교육용 소프트웨어, 통신판매의 카탈로그용으로의 응용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용의 경우 공 모양의 리모컨으로 지구의를 만들어 원하는 지역을 누르면 CD롬에 수록된 해당 지역의 정보를 PC 상에 띄우는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 인터넷 주소목록을 눌러 자동 접속되게 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이 시스템은 일부 DVD 제조업체들이 DVD 타이틀의 재생을 손쉽게 하기 위해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