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BIT `97 특집] 세계 정보통신 경영자·엔지니어 한마당잔치

매년 3월이면 독일의 하노버는 세계 정보통신 산업을 이끄는 경영자와 엔지니어, 전문가들로 홍수를 이룬다.

바로 세계 최대의 정보통신 잔치로 확고한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CeBIT(세빗)」 때문이다. 올해 역시 하노버는 13일로 다가온 세빗 개막을 앞두고 전세계에서 달려온 정보통신 관계자들로 술렁거리고 있다.

정보통신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조망하고 새로운 기술과 정보를 나누는데 이만큼 좋은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독일 하노버 박람회장에서 13일부터 20일까지 7일 동안 열리는 이 쇼에는 전세계 70여개국에서 6천8백여 업체들이 참여, 자사 첨단제품의 기술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관람객만도 올해 7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요르단, 슬로바키아 등이 처녀출품을 신청해 놓고 있어 이 국가들의 정보통신 수준을 가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애플, AT&T, IBM, 마이크로소프트, HP, 노키아, 지멘스, 소니, 파나소닉 등 세계적인 정보통신 업체들이 대거 참여, 올해 주력으로 선보일 정보통신 상품을 발표하게 된다.

특히 최근에는 동남아 국가들의 참여가 두드러지고 있다. 85년에는 동남아시아에서 38개 업체가 참가하는데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6백55개 업체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출품했으며 올해에는 6백60개 업체가 출품 등록을 마쳤다. 우리나라에서도 삼성, 대우, 현대, LG 등 대형 전자업체들을 비롯해 29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출품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전시회측은 지난해 33만8천보다 늘어난 35만1천9백 공간을 전시장으로 확보했다.

23개 전시관으로 구성된 세빗 전시회는 정보기술 네트워크 컴퓨팅 컴퓨터 통합생산(CIM) SW 컨설팅 및 서비스 통신 사무자동화(OA)기술 뱅킹기술 보안장비 및 카드기술 신디자인 등 크게 9개 분야로 나뉘어 전시된다. 특히 올해에는 통신분야 전시장이 대폭 늘어났다.

세빗은 상용화가 예상되는 첨단 미래 정보통신 기기보다는 상품화 단계에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문 바이어들의 참여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홍콩은 세빗에서 약 1백Mil마르크(5백60억원) 규모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95년에는 전체 방문객의 71%, 지난해에는 77%가 전문 바이어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올해도 이들의 초청에 주력, 전문 바이어들의 방문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노버박람회측은 전시관의 상담공간을 늘리는 등 전시회를 통해 보다 많은 계약과 상담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세빗에서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전시품목은 지난해부터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인터넷 관련 장비와 서비스다.

컴퓨서브, 아메리카 온라인, 프로디지, msn 등 기존의 온라인 서비스 업체들은 물론 AT&T 등 신규로 인터넷 시장에 뛰어든 통신사업자들도 대거 참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 콘텐트에 새로운 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하노버박람회측은 「인터넷파크」 코너를 따로 마련, 인터넷에 관련된 다양한 소프트웨어 제품과 서비스를 전시할 계획이다.

통신기기 분야에서는 각사가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미지를 구축하는 한편 색상을 다양화하고 편리한 버튼과 LCD를 확대한 무선통신 단말기를 선보일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위성통신」 특별프로그램이 마련되며 차세대 디지털 셀룰러폰, PCS 등 다양한 이동통신 단말기와 서비스가 전시된다. 이외에도 총 8백16개 업체들이 원거리 네트워킹, ISDN, 비디오텍스트, 유무선 통신기술, 미디어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들을 전시한다.

네트워크 분야에서도 「ATM 세계」 「뉴스넷 97」 「노벨 네트워크센터」 등의 특별전시관을 마련, 대용량 인터넷 정보를 전송할 네트워크 장비와 프로그램 등을 대거 출품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회에는 소프트웨어 분야 전시관에 제일 많은 출품업체가 몰렸다. 이 전시관에는 특별 전시프로그램인 「인터넷과 T-온라인 서비스」가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 및 신기술 제품전에는 2백34개국의 유수한 연구기관과 종합대학, 기술대학, 공공 연구소들이 참가해 컴퓨터산업 각 분야의 혁신적인 기술과 응용제품을 출품한다.

PC 분야에는 DVD와 MPEG2를 채용한 펜티엄프로 제품이 대거 선보일 전망이며 재질과 색상, 디자인 등을 다양화한 상품도 다수 출품될 것으로 보인다. 또 PC 이후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PC가전, 초저가 PC 등도 벌써부터 기대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무자동화 기술분야는 2백79개 업체가 참여, 메일처리 및 우편발송, 전산처리시스템, 복사 및 인쇄기기, 마이크로 그래픽 시스템, 마이크로 필름 시스템 등의 기술과 POS 시스템 전산출판 등의 기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은행전산관리전시관에는 은행재무 시스템 등 은행 및 증권업체 관리시스템의 전분야에 걸쳐 1백85개 업체가 참여해 다양한 상품을 전시하게 된다.

이번 쇼는 사무기기관에 4개 업체, 통신관에 7개 업체, 카드기술관 및 안전관리 기술관에 2개 업체 등 총 13개 업체가 한국공공관에 출품한다.

세빗 참가업체를 국가별로 보면 전체 참여기업중 39%를 차지하는 2천6백여 업체가 외국기업이다. 이중 미국이 1위로 4백91개이며 대만이 3백86개로 2위를 차지했다. 유럽 및 러시아 지역은 주최국 독일의 4천1백여개사를 비롯, 모두 5천여 업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지역은 국가별로 영국(2백82개), 프랑스(1백24개), 스위스(1백19개), 네덜란드(1백2개), 이탈리아(82개), 스웨덴(71개), 오스트리아(52개), 벨기에(72개), 덴마크(35개), 핀란드(28개), 폴란드(22개), 아일랜드(27개), 노르웨이(22개), 룩셈부르크(18개), 스페인(15개), 러시아(52개), 우크라이나(35개) 등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주지역 참가업체는 미국을 비롯, 캐나다(58개), 브라질(24개), 아르헨티나(9개) 등 6백여 업체에 이른다.

아시아 지역은 가장 많은 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대만 외에 홍콩(64개), 싱가포르(34개), 일본(31개), 인도(22개), 말레이시아(20개), 인도네시아(9개)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이 전시회 참여가 저조해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보여준 반면 대만은 개최국인 독일과 미국 다음으로 많은 업체가 참가해 이 전시회를 유럽공략의 교두보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호주에서 콜롬비아와 오스트리아, 중국 등은 지난해에 비해 참여한 업체수가 대폭 늘어나 세빗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음을 증명해 주었다.

유서 깊은 독일의 하노버에서 세계 정보통신의 미래롤 조감해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바이어들이 올해는 어떤 보석을 찾아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취재반장 박광선 산업전자부 부장

장윤옥 정보통신산업부 기자

이규태 정보생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