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장거리전화사업자인 일본텔리컴과 국제전화사업자인 일본국제통신(ITJ)이 오는 가을 합병하기로 기본 합의했다고 「日本經濟新聞」이 12일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말 일본전신전화(NTT)의 분리, 분할 결정을 계기로 예상됐던 일본 통신업계 재편이 가시화됐다.
두 회사 합병후 존속회사는 일본텔리컴이 되고, 합작비율은 아직 미정이지만 ITJ 주식 10주와 일본텔리컴 주식 1주를 동등하게 취급하는 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합병후 매출규모는 4천억엔을 넘어서 새 회사는 DDI를 제치고 NTT에 이어 제2위의 통신서비스업체로 부상하게 된다.
일본에서의 대형 통신사업자간 합병으로는 처음인 이번 일본텔리컴ITJ 합병은 분리, 분할후 지주회사체제에서 국제통신 진출이 가능하게 된 NTT에 대항해 국내, 국제 일관서비스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들 두 회사외에도 국제전신전화(KDD)와 전력계 신규통신사업자간 연합도 향후 2, 3년내에 가세할 가능성도 있어 통신업계 재편움직임은 금후 가속될 전망이다.
지난 1월 말 일본텔리컴측의 제의로 시작된 이번 합병교섭은 스미토모상사 등 ITJ의 대주주 4개사가 지난달 말 일본텔리컴을 제1후보로 결정함에 따라 이달 5일부터 본격화됐다.
이번 합병에 대해 우정성은 NTT의 분리, 분할 결정에 따른 업계내 재편은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기성기자>
[해설] 일본텔리컴-ITJ 합병 의미
일본텔리컴과 ITJ의 합병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업계재편 움직임이 극히 미약한 일본에서의 대형 통신사업자간 최초의 결합으로 특히 국제전화사업과 장거리전화사업이라는 異영역간 수직통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합병은 또 국제, 장거리, 지역 등 각 사업영역마다 규모가 작은 신규통신사업자들이 독자적으로는 NTT와 경합할 수 없게 만든 일본 통신정책의 한계를 돌파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합병은 NTT의 분리, 분할 결정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 배경은 지난해부터 할발히 진행되고 있는 통신산업규제완화에서 찾을 수 있다. 규제완화로 일본통신시장은 영역간 구분이 사라지고 신규참여 규제가 풀리는 등 사실상 무한시장경쟁시대로 들어섰다.
장거리전화의 경우 인터넷전화서비스가 등장하고 기업 전용선을 활용하는 「公專公」접속사업이 해금돼 통신요금 인하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때문에 제2위 통신사업자인 DDI까지도 KDD 등과의 연계를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다.
국제전화의 경우도 연내 公專公사업이 해금되는 등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국제전화사업자중 규모가 가장 작은 ITJ에게 이번 합병은 생존전략에 다름아니다.
사실 신규통신사업자가 국제, 장거리, 지역 등 자국 통신사업에서 영역구분을 넘어 연계하는 움직임은 세계적인 추세이다. 국제통신시장경쟁이 갈수로 뜨거워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에 대응해 현 상황에서 일본에서 독자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통신사업자는 NTT뿐이다. 따라서 이번 합병은 NTT를 제외한 일본 통신사업자들이 세계통신대전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잇따라 합병에 나설 것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확실시된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