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폰 상용서비스 개시가 임박한 가운데 일부 업체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이 단말기를 개발작업을 끝내 놓고도 출시시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시티폰 단말기는 무려 20여개에 달하는 업체들이 제품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본격적인 단말기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으나 막상 서비스 개시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자 상당수 업체들이 꼬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곳은 한국통신프리텔과 나래, 서울이동통신 등 시티폰서비스 사업자들이다. 다양한 단말기 확보가 초기 서비스 보급, 확산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개시일자를 잡아놓은 사업자들은 최근 들어 단말기 개발업체들을 직접 방문해 조기출시를 독려하는 등 극히 이례적인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단말기를 개발해 놓고도 출시를 미루고 있는 업체들의 속사정은 무엇일까.
우선은 시장전망이 불확실한 것이 주된 요인.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초반부터 무리하게 제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상황을 지켜본 뒤 여유를 가지면서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시티폰 제조업체들이 관망자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가 조기에 상용화된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당초 내년 초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PCS가 올해 말쯤 가서 상용서비스에 나설 경우 시티폰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돼 중소업체들로는 생산설비 구축작업 등 막대한 투자비를 들이는 것에 현실적으로 위험부담이 많다는 지적이다.
통신기기업체들의 시티폰 단말기 출시 연기의 또다른 배경은 기술력 부족이다. 경쟁업체를 따돌리기 위해 개발발표만 먼저 해놓고 막상 서비스 개시가 임박하자 출시할 제품이 없다는 의미다.
현재 시티폰 단말기 제품의 국산화율은 50%를 밑돌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SW) 등 CT2관련 핵심기술은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단말기 제품조차 외국기술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다.
최근 한창 등 일부 업체들의 단말기에 이상이 발생, 리콜을 해주는 상황이 발생하자 이들 업체가 상용시험을 재실시하는 등 기술보완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기술력 부족 때문으로 보인다.
결국 국내 업체들의 제품출시 여부는 시티폰 상용서비스가 본격화하는 올 6월쯤이나 돼야 최종 결정될 것으로 전망돼 상용서비스 초기에 지난해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와 같은 형태의 단말기 부족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위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