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온라인을 통해 주가, 환율 등 금융정보를 제공해온 로이터, 텔러레이트(현재는 다우존스 마케츠로 개명), 블룸버그 등 이른바 세계 경제정보시장 「빅3」가 인터넷을 이용해 서비스에 나선 중소규모 업체들의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64년 로이터가 「스톡마스터」라는 온라인서비스를 통해 주가정보 제공에 나선 이래 전용선을 이용한 독자 단말기에 의존해온 이들 거대 업체가 인터넷의 확대에 힘입은 중소규모 업체들에 추격을 당하고 있다.
그동안 경제정보 이용자들은 이들 빅3의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경제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업체들도 호황을 구가해왔다. 실제로 이 시장은 오는 2000년에는 8조5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폐쇄시스템만을 고집하던 정보제공업체들은 80년대 후반 들어 비로소 다른 업체들의 데이터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서서히 개방형 시스템으로 나아가게 됐다. 그러다가 90년대 초반 인터넷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인터넷의 확산은 경쟁의 심화와 통한다. 미국 NY쿼츠를 비롯한 신생 중소규모 업체들이 예전같으면 어림없을 도전장을 거대업체들에 내밀고 있다.
이같은 금융정보시장 경쟁은 폐쇄시스템에서 개방시스템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으로 가장 개방된 시스템인 인터넷에 이르러 정점에 달했다.
인터넷의 개발로 소비자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로이터나 블룸버그, 텔러레이트의 단말기를 이용해서가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 필요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임시적으로 가입, 소액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어 인터넷 상에서 중소규모 업체가 제공하는 정보서비스의 이용은 계속 늘고 있다. 중소규모 업체들의 거대업체 따라잡기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경제정보 서비스시장 진입장벽은 크게 낮아졌다. 앞으로도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기반을 위협받고 있는 빅3의 긴박감도 커지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은 전용선에 비해 불편하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등 잠깐 접속하기에도 적잖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들은 줄을 잇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거대 업체들이 중소규모 업체들과 싸우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우선 거대업체들에 자신들의 서비스가 보다 양질이라는 점을 이용자들에게 주지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즉 『물은 공짜지만 깨끗한 물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이용자들에게 알리라는 것이다.
둘째, 자신만의 독자적인 콘텐트를 제공할 것을 요청한다. 예를 들어 블룸버그는 축적된 정보가 많고 로이터는 실시간 환율정보 제공에, 텔러레이트는 미국 증시분야에 강점을 갖는데, 이를 잘 활용하라는 주문이다.
셋째, 정보의 수집, 분석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긴밀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 주가와 환율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종합만이 정보이용자를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블룸버그를 제외하고는 다소 부진을 보이고 있는 나머지 두 개 업체들은 약점을 보완해가고 있다. 지난 4분기 동안 금융정보서비스의 제공을 통한 수입이 약간 떨어진 로이터는 이익감소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통해 시장확대를 추구할 계획이다. 텔러레이트도 6억5천만달러를 투자해 서비스의 부활을 도모할 방침이다.
그러나 인터넷은 기존 대규모 업체들에 불리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고객에게 시장의 인지도를 넓히는 데 크게 기여해 시장 전체를 키워주는 효과도 있었다.
어차피 모든 업체들이 전부 승리할 수는 없다. 저가와 양질의 서비스만이 최후의 승자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가 경제정보 제공시장에도 통용된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