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보통신 산업통계 정확성 기해야

정보가 곧 경쟁력인 요즘 각종 통계수치가 집계 기관에 따라 심한 차이를 보인다면 이는 서둘러 바로잡아야 할 일이다.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가장 정확해야 할 통계수치가 기관에 따라 들쭉날쭉하다면 기업들한테 혼란만 주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각종 통계수치는 정확성이 생명이며 만에 하나라도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면 그 수치는 통계자료로서 가치를 상실하고 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최근 정보통신 관련 통계수치가 집계기관에 따라 격차가 심해 이를 이용하는 기업들이 정확한 시장분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정부 산하 유관기관들이 발표하는 정보통신 관련자료 사이에 부문별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에 이르는 차이를 보이고 있어 어느 통계수치를 이용해야 할지 기업들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고 특히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때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산업 분류체계 잠정표준에 따라 정보통신산업 규모를 집계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의 통계를 보면 95년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전체 시장규모는 각각 42조9천8백44억원과 43조5천5백53억원으로 집계했다. 두 기관간 차이가 무려 5천7백9억원에 달한다. 정보통신서비스부문의 경우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11조7천8백52억원으로 집계한 반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11조1천5백25억원으로 발표해 약 6천3백27억원의 차이가 난다.

이처럼 두 기관이 같은 시장에 대한 자료를 집계했는데도 불구하고 시장규모가 서로 다른 것은 집계방법과 조사방식이 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선 기간통신서비스와 부가통신서비스, 방송서비스로 구분되는 정보통신서비스의 경우 기간통신서비스와 방송서비스는 두 기관이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나 부가통신서비스에 대해서는 서로 분류방법이 다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소프트웨어분야 가운데 온라인 소프트웨어분야를 부가통신서비스에 포함시켰으나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소프트웨어로 분류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정보통신기기분야에서 차이가 나는 것은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는 정보통신 관련단체를 대상으로 실시를 하고 있는 반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생산+수입-수출의 공식으로 산출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통계수치의 차이는 기업들의 장기적인 정책판단이나 마케팅 전략 수립에 막대한 오판을 가져오게 만들 소지가 많다. 올들어 무역수지 적자가 벌써 연간 억제목표의 절반을 넘어선 지금 사실과 다른 자료를 근거로 투자전략이나 사업계획을 수립했을 때 해당 기업에서부터 국가전반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경제적인 손실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지금처럼 어려운 여건속에서 사업 다각화나 경영개선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정확한 통계수치는 사업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 아닐 수 없다.

또 통계수치가 다를 경우 일단은 해당 기관에 대한 기업들의 불신감이 높아지고 이들 기관이 발표하는 각종 연구조사 자료에 대한 신뢰성도 떨어지게 된다. 정보통신 관련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집계한 통계수치가 당초 의도와는 달리 기업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면 이는 통계수치를 발표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우선 기관별로 다른 집계방법과 조사방식을 통일해 이같은 통계수치의 차이를 없애야 한다. 또 정부가 매달 실시키로 한 정보통신산업의 월별, 분기별 동향조사와 이들 기관과의 통계업무 중 중복되는 부문이 있다면 업무조정도 필요하다.

이제 통계수치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보다는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는 데 안테나 역할을 한다. 각종 통계수치는 전략적인 개념에서 그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며 기업발전의 필수자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보가 바로 자산이고 경쟁력의 원천이란 점을 감안할 때 정확한 통계수치 제공은 무한 경쟁시대의 생존전략 가운데 하나다.

앞으로 정보통신기관들은 정확한 통계수치를 기업들에 제공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늘리는 한편 과학적인 조사방법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