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공용통신(TRS) 제2전국사업자인 아남텔레콤과 디지털 TRS 장비공급사인 현대전자가 상용서비스를 6개여월 앞두고 최근 기술적인 문제에 부딪쳐 곤란을 겪고 있다.
미국 동부지역에서 상용서비스중인 지오텍사의 9백 대역 주파수호핑다중접속(FHMA) 장비가 소프트웨어(SW) 벅이 발생하는 등 운용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여파가 국내 상용서비스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오텍사의 FHMA장비는 지난달 20일 광주, 전남지역 TRS 사업자인 광주TRS가 현대전자와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지난해 6월 사업권을 획득한 6개 신규 통신사업자들이 모두 계약을 완료하고 오는 11월 서비스에 나설 예정으로 현재 기지국설치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이에 따라 신규사업자들은 미국 모토롤러사의 아이덴 장비로 같은 시기에 서비스에 나설 제1전국사업자인 한국TRS와 더불어 본격적인 디지털 TRS 상용서비스 경쟁을 벌어야 할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기술적인 불안이 「다된 밥에 재뿌리는 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사업권 획득시부터 장비선정을 놓고 한바탕 논란을 불러일으키다 가까스로 지오텍사의 장비로 결정해 계약까지 마친 서울TRS 등 5개 지역사업자들의 고민도 전국사업자인 아남이나 단말기 공급업체인 현대전자와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아남측의 한 관계자는 『장비개발 뒤 초기 2년 동안은 어느 시스템이나 이 같은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상례』라고 시인하면서도 『국내에 상용서비스되고 있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서비스도 노출되지만 않았을 뿐 더러 있는 편』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이같은 문제점들이 해결돼 상용서비스 개시에 별다른 지장을 주지 않고 있으며 가입자들도 현재 꾸준하게 늘고 있는 추세』라며 『따라서 오는 7월 말까지 장비가 도입돼 당초 예정된 상용서비스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아남측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계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FHMA장비에 대한 시각은 사못 다르다.
즉 8백MHz대역 TRS장비의 경우 지난 해 말 이스라엘에서 개발이 끝난 상태에서 이를 국내에 곧바로 도입한다는 것은 현장시험을 최소한 2년정도 거쳐야하는 관례에 비춰볼 때 미국에서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초기 시스템이 불안정해 서비스 제공에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될 경우 국내 사업자들이 가입자를 볼모로 8백MHz대역 디지털 TRS장비에 대한 시험무대로 밖에 활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가입자 확보에 필수요소인 단말기 개발 공급도 이들이 처한 공통된 고민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현대전자는 오는 11월 상용서비스시 차량용을 우선적으로 공급한 뒤 내년 상반기안에 휴대용 단말기를 개발 공급할 방침이어서 서비스 개시 초기부터 휴대용 단말기의 공급이 가능한 한국TRS와의 경쟁에서 상당히 뒤쳐질 것으로 고민하고 있다.
아무튼 디지털 TRS상용서비스가 성공을 거둔다면 이 분야의 기술력이 전무한 국내 실정에서 비춰볼때 사업자 선정이 국내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반면에 서비스 제공이 제대로 되질 않을 경우 지난해부터 줄곳 제기된 사업자 선정에 따른 시비로 이어질 전망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