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염사진을 디지털화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사진 서비스가 올해 미국과 일본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 코니카가 일본전신전화(NTT)와 공동으로 인터넷 상에 포토갤러리를 개설, 올 여름부터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간다. 또 일본에서 가장 많은 소형 현상소를 보유하고 있는 플라자크리에이트가 이달 말부터, 일본 후지사진필름도 가을부터 이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美 이스트먼코닥도 올해 안에 이 서비스를 미국에서 실시할 방침이다.
코니카 등이 계획하고 있는 이 서비스는 은염필름을 현상, 인화, 확대(DPE)한 뒤 이를 디지털화해 서버에 보관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사진을 재주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도쿄에서 기념사진 등을 현상, 인화한 뒤 이를 디지털화해 서버에 올려놓으면 오사카나 홋카이도 또는 해외에 있는 가족이 인터넷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재주문할 수도 있다.
이 서비스가 널리 보급될 경우 현상소의 영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염려도 나오고 있으나, 관련업체들은 『기본적으로 DPE와 사진을 전달하는 업무는 현상소가 담당하게 될 뿐 아니라 디지털영상의 고화질 출력 등 그밖에 서비스도 현상소를 통하도록 해 사업기회가 오히려 넓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하는 이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실시하는 업체는 플라자크리에이트. 이 업체는 도쿄에 디지털사진 서비스 전문회사인 「포토넷 재팬」을 설립, 이달 말부터 직영 현상소를 활용해 업무를 시작한다.
또 포토갤러리를 개설해 놓고 있는 코니카도 『소비자들의 포토갤러리 액세스 횟수가 당초 예상과 달리 이미 2만건을 넘어섰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는 8월께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 최대업체인 후지사진필름도 9월 이후 이 서비스를 실시한다. 후지는 전국 70여개 종합현상소를 통해 「디지털 이미징서비스」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인데, 후지는 이미 지난 2월 자회사인 후지컬러서비스를 통해 사진 등을 CDR 등의 각종 미디어에 입력하는 서비스와 디지털카메라 영상을 고화질로 프린트해주는 서비스 등을 실시하고 있다. 후지는 디지털사진 서비스가 기존 사진현상소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스캐너와 디지털카메라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일반가정에서도 디지털사진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연간 수십장 정도밖에 사진을 찍지 않는 일반인들이 사진을 디지털화해 보관하기 위해 일부러 디지털카메라와 스캐너를 사 PC에 입력해 가공, 보존, 출력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일반 카메라로 찍은 은염사진을 현상소에 위탁해 디지털화한 뒤 보관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고화질, 저가격의 은염사진은 디지털시대가 온다 해도 당분간은 사진매체 자리를 굳게 지킬 것이 분명하다. 귀찮은 디지털화 작업은 현상소에 맡겨놓고 원하는 사진을 필요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취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사진 서비스는 향후 사진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