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분야 빅3, 공공시장서 자존심 대결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등 SI(시스템통합)분야 「빅 3」 업체들이 공공SI(시스템통합) 시장에서 자존심 건 한판을 벌이고 있다.

SI업계의 「빅3」가 공공SI시장에서 이처럼 격돌하고 있는 것은 공공 SI시장이 사실상 외부 SI시장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치기 시작한 불황의 여파로 민간 기업들의 정보시스템 구축 열기가 상당 부분 위축되어 있는게사실이다.

설령 국내 굴지의 민간 기업들이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그룹 계열의 SI전문업체들이 거의 독식해버리는게 국내 SI업계의 일반적인 풍토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공SI시장은 국내 SI업체들이 기댈수 있는 유일한 언덕이다.특히 공공SI시장은 국내 SI업계의 기술력을 구체적으로 가늠할수 있는 분야일뿐 아니라 한해의 실적을 대외적으로 과시할수 있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등 이분야의 「빅3」업체들이 공공SI시장에서 자존심을 건 일전을 불사하고 있다.

게다가 올초 LGEDS시스템이 지난해 공공 SI시장에서 1백46%의 성장율을 기록하며 공공SI부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삼성SDS, 현대정보기술등 경쟁업체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면서 빅3간 자존심 대결에 불을 댕겼다.

사실 LGEDS시스템은 지난해 국세청 통합전산망, 대법원 부동산 등기전산망, 한국통신 고객서비스통합시스템(요금관리시스템), 내무부 국가안전관리시스템 시범 사업, 과천시 도시정보시스템, 서울소방본부 재난구급정보시스템등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공공SI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도 국방부 시설 통합체계구축 사업과 올상반기 공공SI프로젝트중 최대 규모인 의료보험종합전산망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공공 SI부문에서 쾌조의 스타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제일의 SI업체인 삼성SDS는 회사 명성에 걸맞게 공공SI시장에서도 수위 자리를 지켜야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우선 삼성SDS측은 LGEDS시스템이 지난해 공공SI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LGEDS시스템측이 대학의 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까지 공공SI분야로 분류,공공 SI수주건수를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SDS측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공공SI부문에서 7백40억원 정도의 매출 실적을 나타냈는데 이 수치 대로라면 오히려 LGEDS시스템측을 능가한다』며 LGEDS시스템측의 공공SI시장 점유율 1위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삼성SDS는 그간 그룹사 SM사업에 주력하면서 공공SI부문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업계의 일반적인 인식이다.게다가 지난해 최대 공공 SI프로젝트로 알려졌던 신공항 정보통신망 구축 사업에서는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사업권을 양보해야만 했다.

그러나 삼성SDS측은 일단 그룹사 SM업무가 본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올해부터 공공SI사업을 크게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삼성SDS는 노동부 고용전산망, 한국통신 통합고객정보시스템, 합참 C3I, 국방부국방보급관리체계, 관세청 EDI프로젝트등을 수주했으며 올들어선 조달청 EDI시범 프로젝트를 수주,SI시장 전체는 물론 공공SI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욕이다.

현대정보기술은 현대미디어, 현대전자, 현대POS등의 SI사업을 이관받으면서 공공SI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현대정보기술은 올해 LGEDS시스템과 SI업계 2위자리를 놓고 한바탕 전쟁을 치뤄야할 판이다.

현대정보기술은 담배인삼공사 네트워크 구축및 통합정보시스템, 철도청 정보시스템 마스터 플랜, 검찰청 LAN구축등 프로젝트를 수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철도청 통합회계정보시스템, 공항공단 목포공항 LLWAS, 한국전산원 전저도서관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타SI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아무튼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등 「빅3」업체가 공공SI분야에서 연말에 과연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가 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장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