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IC카드산업 이대로는 안된다 (상)

<국내 기술개발 동향과 문제점 분석>

인터넷에 이어 IC카드가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정보저장능력, 자체연산기능, 우수한 보안체계 등 여러가지 장점때문에 IC카드가 정보매체는 물론 보안수단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IC카드는 앞으로 금융, 통신, 의료, 교통, 전자상거래 등 다방면에서 폭넓게 사용될것으로 보인다.

특히 IC카드는 최근들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방화벽(Firewall)분야나 인터넷 웹기술과도 결합되면서 전자상거래 분야의 보안솔루션으로 응용될 가능성도 매우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IC카드는 아직 특정 분야를 제외하고는 거의 활용되지않고 있으며 관련 분야의 기술개발 노력도 미흡한 실정이다.국내 IC카드산업의 현안과 발전방안에 대해 세차례에 걸쳐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국내 IC카드산업은 현재 이렇다할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올들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전자주민카드 사업이 당초보다 1년정도 연기된데 이어 지난달말까지표준화 작업을 완료,올해부터 시범 사업을 추진키로했던 금융IC카드프로젝트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처럼 IC카드 관련 대형프로젝트가 순연되면서 IC카드사업자들이 신기술 개발과 신규 투자에 이렇다할 의욕을 느끼지못하고 있다. 실제로 이 분야의 영업 담당자들은 일감을 찾지 못한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내 IC카드업계는 해외 시장 진출은 차치하고 자생력마저 상실한채 국내시장을 외국업체에 고스란히 내줄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내 IC카드산업이 이처럼 무기력증에 빠진 데는 여러가지 요인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첨단 기술분야로 인식된 IC카드분야가 대형 국책 프로젝트의 연기로 초기 시장을 확보하는데 실패한데다 업계의 신기술 도입 및 개발 의욕 미흡, 관련 부처의 IC카드산업 육성정책 부재,IC카드 관련 단체들의 활동 부진, 전문인력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실 국내 기업들이 IC카드 사업을 추진하는데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끌었던 사업이 바로 전자주민카드프로젝트다. 전자주민카드사업은 국가 사회 전반에 걸쳐 IC카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으며 국내 IC카드산업을 싹틔울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은 물론 중소 전문업체들도 전자주민카드사업을 계기로 IC카드를 전략사업 분야로 선정,경쟁적으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상당수 업체들이 외국 선진업체와 기술제휴를 추진하거나 생산장비 등을 신규로 도입하는 등이 분야에 과감한 투자에 나섰던 것이다.

물론 이같은 투자는 전자주민카드시장만을 겨냥해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전자주민카드에 이어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됐던 금융IC카드, 통신카드, 교통카드 등 다양한 응용분야를 염두에 둔 전략이었다.

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화답이라도 하듯 시중은행 등 금융권도 지난해부터 금융IC카드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고 최근에는 금융권 공동의 IC카드 표준까지 내놓게 됐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진행해오던 금융IC카드사업을 금융권 전반에 확대키로하자 사업추진 일정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한국은행은 금융권 공동의 IC카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아래 시스템 개발을 전문업체에 위탁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대형 국책프로젝트들이 몇가지 돌발변수때문에 연기가 불가피해지면서 현재로서는 IC카드업체들이 기댈수 있는 언덕이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이같은 실정에서 IC카드업체들은 시장 개척 노력이나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으며 관련 제품의 개발도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내 IC카드 산업은 선진 외국업체들의 기술력이나 제품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위기의식마져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근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