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통화 외에 여러 가지 다른 기능을 함께 갖는 가정용 지능형 전화기들이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외관은 기존 전화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음성은 물론 영상 등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든지, 의료용 등 특수 목적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들 가정용 지능형 전화기는 단순한 전화기 수준을 넘어 PC나 다른 첨단 정보단말기와 구별이 힘들 정도로 발전해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제품은 미국 카디오보이스 모니터링社가 개발한 심장 체크용 전화기. 「카디오보이스 폰」이라는 이 전화기는 일반 가정에서 주치의와 통화를 하면서 동시에 심장의 상태를 주치의에게 알려줄 수 있다.
첨단 정보단말기 역할 환자가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면서 전극이 내장된 송화기를 가슴에 대면 심장박동과 같은 심장상태 관련 정보가 곧바로 주치의의 수신시스템으로 전송된다. 환자들로서는 마치 병원에 간 것과 동일한 효과를 거둘 수도 있고, 의사 입장에서는 근무시간 외에도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올해 안에 출시 예정인 이 전화기의 가격은 1백80달러. 의사측 수신시스템은 다소 비싸 1만 달러로 책정돼 있지만 고가에도 불구하고 카디오보이스 모니터링측은 시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내에서만 약 6천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심장계통 질환으로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심장 체크용 전화기는 점증하는 가정용 다기능 지능형 전화기의 한 종류일 뿐, 이밖에도 수많은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스피드 다이얼기능을 갖는 전화기는 보편화된 지 오래고,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전화 다이얼음을 조작, 전화를 건 사람을 파악할 수 있는 제품도 등장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현재 가장 빠르게 보편화하고 있는 가정용 지능형 전화기로는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전화기를 들 수 있다.
인터넷접속 전화기는 단순한 인터넷접속 차원을 넘어 편의성과 다양성을 높여가고 있다. 마이크로프로세서, 모뎀 등이 제품에 내장돼 있어 이용자들로서는 전화버튼만 누르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등 조작방법이 쉬워 급속히 대중화하고 있다.
일단 인터넷에 접속하고 나면 6~7인치 정도의 액정디스플레이(LCD)화면을 통해 웹을 검색하거나 지구 반대편과 전자우편을 주고받을 수 있다. 또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하거나 전자상거래도 수행할 수 있다.
현재 일반 가정에서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 전화기시장에는 네덜란드의 필립스와 미국의 키드코, 내비텔 등의 제품이 있다. 미국의 디바와 일본 미쓰비시도 제휴를 맺고 가정용 인터넷접속 전화기를 출시했다.
전자상거래도 수행 이 가운데 필립스의 「P200」은 몬덱스 등 유럽의 전자화폐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카드 판독기가 내장돼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이 제품은 또 스캐너, 프린터, 디지털 카메라와 연결, 이들 기기를 활용할 수도 있다.
가정용 인터넷접속 전화기 이용자들은 전화기를 이용한 인터넷접속이 한층 더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PC의 이용을 기피하는 사람들도 전화와는 쉽게 친숙해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인터넷접속 전화기의 이용을 더욱 쉽게 만들어야 할 것이라는 주문도 덧붙인다.
이밖에 최근들어 각광을 받고 있는 지능형 전화기로는 「Adsi(아날로그 디스플레이 서비스 인터페이스)」 전화기가 있다.
미국의 벨코어社가 개발한 프로토콜에 기반해 키드코, 스프린트, 필립스 등이 제품을 내놓고 있는 이 전화기는 문자전송 측면에서 특히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LCD가 부착돼 있어 여러 명이 동시에 통화를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뉴스나 주가정보, 스포츠경기 결과와 같은 금융 및 비즈니스, 엔터테인먼트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이 전화기는 또 지금보다 발전한 통화중 대기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기존 통화 대기서비스는 단순히 전화를 받고 있는 중에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화가 온 것만을 가르쳐 주지만, Adsi전화기의 서비스는 전화를 건 사람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LCD화면에 표시된다. 이에 따라 앞선 전화가 끝나고 나면 자동으로 다음 전화를 건 사람과 연결해 주거나 전화를 건 사람으로부터 간단한 문자메시지도 받을 수 있다.
문자메시지도 수신 이처럼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가정용 지능형 전화기시장의 미래는 상당히 밝다는 중론이다. 이는 미국 가정의 95%가 전화기를 갖고 있다는 데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전세계적으로 전화기가 어느 단말기보다 친숙하고 또 보편적이라는 장점에 기인한다.
실제로 미국의 시장조사업체인 프루브社는 올해 미국에서만 약 2백10만대의 각종 가정용 지능형 전화기가 판매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00년이 되면 9백5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즉, 미국 가정의 열 집 가운데 한 집은 지능형 전화기를 갖게 된다는 의미다.
업체들로서는 한층 더 발전된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 숙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