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품산업 경쟁력 제고대책에 기대한다

전자산업진흥회가 전자부품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수립, 이를 적극 추진키로 결정한 것은 어려움을 겪고있는 전자산업의 회생책으로서 적절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특히 고비용 저효율 생산구조가 국내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전자부품산업이야말로 대표적인 고비용 저효율 산업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는 더욱 크다.

전자산업진흥회가 마련한 전자부품산업 육성 주요대책을 보면 차세대 수출유망품목의 부품의 개발과 고정밀 부품 및 재료의 국산화, 첨단전자부품 생산단지의 조성, 부품의 표준화 및 공용화 확대를 비롯하여 전자산업 기술연구소 지원 강화, 전문기술인력 공급 확대 등 10여개의 추진대책이 포함돼 있다.

이 중에 정보통신기기를 비롯하여 가전기기와 첨단 부품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수출 유망품목의 소요부품에 대한 전략적 개발과 고정밀 부품 및 재료의 국산화 촉진 등의 대응전략은 부품산업의 핵심 기술로서 부가가치가 창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부품의 표준화 및 공용화 추진과 전자산업 기술연구소 지원, 전문인력 공급 등은 전자부품산업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현안으로서 전자산업진흥회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온 과제였으나 올해부터 이를 더욱 확대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민, 관, 학, 연 등에서 20여명이 참여하는 「전자부품 개발추진협의회」를 올 상반기중에 설립, 전자부품 국산화 촉진을 위한 개발목표 설정과 정책건의 및 자문, 부품 수급기업간 협력강화를 적극 추진하기로 한 것은 민관산연이 모두 참여하는, 현실적인 부품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 해외 전자부품 복합단지의 조성, 지원이나 장기 임대방식의 공단 및 아파트형 공장 건설 지원계획은 취약한 중소부품업체의 세트업체와의 해외 동반진출 촉진 및 전문 중소기업 육성을 배려한 것으로 이의 실현을 위한 동반진출 세트업체의 결단과 정부의 지원 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때 이같은 전자부품산업의 경쟁력 제고 방안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먼저 극복해야 할 과제와 사전 기반조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최근들어 TV나 VCR 등 주요 생산설비의 해외이전 가속화로 소요부품의 국내수요가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휴대폰이나 노트북 PC용 부품은 수요가 확대추세에 있는데도 신뢰성 여부로 세트업체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칩형 고주파부품 등 고정밀 부품은 여전히 기술기반이 취약한 실정이며 일반 부품, 재료의 경우 인력, 자금의 영세성과 생산자동화의 미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후발개도국의 시장공략과 세트업계의 저가부품 선호현상은 전자부품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전자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우선 차세대 수출유망 품목의 개발이나 고부가, 고정밀 제품의 개발 등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는 현실적인 경쟁력 강화대책이 더욱 시급하다는 것이다.

공기반자금의 우선지원 등 개발자금의 지원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으나 소요부품의 성능, 기능, 품질수준 등의 규격화, 표준화 단계에서부터 수요량, 시장성, 경제성 등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확보가 자금지원 보다 더욱 긴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세트업체들의 부품개발에 대한 열의와 관심은 부품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세트의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올들어 부품산업을 비롯한 전자산업 전체가 고비용 저효율 산업구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저간의 사정을 살펴보면 임금상승, 시설투자에 대한 무관심, 물류비용 상승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세트개발에 맞춰 적기에 부품을 공급하지 못한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전자산업진흥회가 부품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한 각종 육성시책이 전자산업의 경쟁력을 되찾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