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로보틱스, 록웰 세미컨덕터 등 미국의 주요 56kbps모뎀 생산업체들이 모두 법정에 서게 됐다.
이는 미국의 한 소비자가 기만광고혐의로 이들 56k모뎀업체들을 최근 캘리포니아州 상급법원에 제소했기 때문.
도널드 드리스콜이라는 소비자는 업체들의 56k제품이 광고에서 밝히고 있는 것과 같은 속도를 내지 못한다고 강조하고 『제품광고는 일반적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모뎀업체들이 공모, 왜곡된 선전을 내보내 소비자들을 속였다는 것이다.
드리스콜의 리스트에 오른 업체는 US로보틱스와 록웰을 비롯, 루슨트 테크놀로지, 헤이스 마이크로 컴퓨터, 보카 리서치, 베스트 데이터, 모토롤러, 컴팩 컴퓨터, 시스코 시스템스, 다이어먼드 멀티미디어, 리빙스턴 엔터프라이즈, 마이크로콤, 멀티테크 시스템스, 졸트릭스, 줌 텔레포닉스 등 56k모뎀과 관련있는 업체들이 총망라돼 있다. 따라서 이들 업체 모두를 법정에서 보는 상황도 가능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드리스콜氏의 주장에 대해 모뎀업체 관계자들은 『일일이 대꾸할 가치도 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선전문구 어디에도 56k가 이 제품의 절대속도라는 말은 없다. 최대 56k를 지원한다는 뜻』이라는 게 이들 모뎀업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첫 출시된 56k모뎀은 다운로드 속도는 56k에 이르고 있지만 업로드 속도는 33.6kbps에 불과하다. 루슨트의 제품이 업로드 속도를 45k까지 올렸지만 56k모뎀은 많은 사람들이 전화를 이용하고 있다든지 전화회선 불량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서도 전송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양해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드리스콜의 주장에 동조하는 소비자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표준 제정과 속도 저하 요인들의 해결이 이뤄지기 전에는 드리스콜과 같은 사람들의 제소가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