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첨단 통신단말기 개발 경쟁 후끈

「먼저 개발된 제품이 시장확보에는 특효약.」

국내 통신기기시장이 양적으로 팽창하고 다양화하는 가운데 최근 들어 새롭게 부각되는 이동통신기기시장을 겨냥, 관련제품을 먼저 개발, 공급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떠오르는 이동통신기기시장에서 경쟁업체를 따돌릴 수 있는 지름길이 관련제품을 먼저 개발하는 것이라고 업계가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관련 이동통신기기를 먼저 개발한 업체가 시장쟁탈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사례가 많다.

우선 팬택은 지난 95년 선보인 4백22대역 주파수공용 간이무전기(간이TRS)와 광역 문자삐삐를 가장 먼저 개발, 출시해 현재 이 시장에서 상당한 두각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95년 10월부터 선보인 광역 무선호출기(삐삐)의 경우도 시장상황이 비슷하게 전개됐다.

그 당시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했던 텔슨전자는 한동안 단말기가 없어서 못팔 정도로 판매호조를 보였으며 뒤를 이어 개발한 엠아이텔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 시장에서 「1백만대 판매」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등 도약의 발판을 다졌다.

광역삐삐에 이어 지난해 7월께 선보인 자동이득조정(AGC)회로를 내장한 광역삐삐의 경우 모토로라와 엠아이텔이 지난해 하반기 내내 치열한 시장선두 경쟁을 펼쳤다.

지난 3월부터 상용서비스되고 있는 시티폰(CT2)의 시장구도도 이와 비슷하다.

한국통신프리텔 등 국내 서비스사업자들에게 시스템을 공급하기도 했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부터 단말기를 가장 먼저 출시한 덕택에 현재 시장점유율에서 45% 이상을 차지하는 등 후발업체와의 차이를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의 삐삐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속삐삐와 개인휴대통신(PCS)시장도 같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속삐삐는 팬택과 스탠더드텔레콤 등이 이미 제품개발을 완료해 놓고 있으며 맥슨전자 등 무려 30여개가 넘는 업체들이 출고날짜를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상용서비스에 나설 해피텔레콤의 경우 기존 사업자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국내 처음으로 고속삐삐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나 관련제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단말기 공급사들이 기기를 먼저 개발해 출시하는 것이 판매신장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해피텔레콤의 대량구매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PCS 단말기도 마찬가지다. 현재 삼성, LG정보, 맥슨전자 등 관련기기 개발업체는 물론이고 중소 제조업체들조차도 개발작업에 사운을 걸고 있다.

한솔PCS, 한국통신프리텔 등 PCS 3개 사업자들도 서비스 확산의 지름길이 단말기의 조기 개발, 공급이라고 판단, 기술력있는 제조업체에 개발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은 주파수공용통신(TRS)이나 무선데이터통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단말기 개발업체들과 서비스사업자간의 조기개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