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사용할 수 있는 팜톱 컴퓨터가 점점 인기를 얻고 있다.
개인 휴대 단말기(PDA)라고도 불리는 이 컴퓨터는 지난 93년 미국의 애플 컴퓨터가 「뉴튼」이란 제품을 내놓으면서 처음 선보였다.
「뉴튼」을 포함한 초기 팜톱 제품들은 그러나 높은 가격과 소프트웨어의 지원 부족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면서 참담한 실패를 경험했다.
이로 인해 형성도 되기전에 사라지는 듯했던 팜톱 시장이 최근들어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 회사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팜톱 시장은 전년 대비 29% 늘어난 1백60만대가 판매됐다. 올해는 23%의 판매 신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팜톱이 이처럼 빠른 판매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은 초기 제품들과 달리 최근 발표되는 신제품은 주소록, 메모, 통신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으며 성능도 쓸만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95년 하반기에 발표된 US로보틱스의 「파일럿」은 지난해 팜톱 판매량의 51%를 차지했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이 제품은 크기가 카세트 라디오 정도이며 필체 인식 기능이 있어 스크린 위에 쓴 글을 인식할 수 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팜톱 운용체계(OS)로 윈도95를 변형한 「윈도CE」를 발표한 것도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진 요인의 하나로 지적된다.
팜톱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해 온 팜톱과 데스크톱과의 호환성 결여문제가 윈도CE를 사용함으로써 해결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팜톱 제조업체들도 윈도CE 발표를 계기로 마이크로소프트 제품을 사용해 온 수많은 고객들을 팜톱으로 유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컴팩은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서 「PC 컴패니언」이란 팜톱 모델을 발표한 데 이어 곧 유럽판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 제품은 당초 94년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데스크톱과의 호환성 결여로 발표가 미뤄져 오다 윈도CE 발표를 계기로 선보인 것이다.
한국의 LG전자를 비롯해 휴렛패커드, 필립스, NEC, 카시오, 히타치 등도 윈도 CE를 채택한 팜톱을 발표할 계획이다.
윈도CE를 채택한 팜톱은 기존 제품들에 비해 데스크톱과의 데이터 교환 기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팜톱에 대한 관심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기존 노트북 컴퓨터를 대체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가들은 보고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길고 휴대하기에 편리하다는 것이 팜톱의 강점이지만 노트북 컴퓨터에 비해 사용하기 불편한 것이 이 제품의 한계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팜톱 업체들도 팜톱을 노트북 대체품으로보다는 노트북을 보완하는 신제품으로 자리 매김할 공산이 크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