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위성 이용 데이터 전송 보편화

위성이 인터넷 서비스 등 데이터 전송의 주요 통로로 자리잡고 있다.

한 방향으로 음성, 영상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위성서비스의 특성이 현재의 인터넷시장 환경에 어울리는데다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 전송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위성이 인터넷 서비스의 유용한 방식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위성이 처음 선보인지는 거의 40년이 돼가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주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됐을 뿐 일반의 이용은 활성화되지 못했었다.

90년대로 접어들면서 방송업계가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위성의 장점에 주목했고 이때부터 위성은 방송 시그널 송출 등에 이용돼 왔다.

통신부문에서 위성은 인프라 구축이 어렵다거나 인프라가 아예 없는 지역에서 널리 사용된다. 또한 일부 업체들의 시장 독점으로 서비스요금 상승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90년대 들어서는 인터넷의 확산으로 정보 교환량이 폭증하면서 위성에 거는 인터넷업계의 기대도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위성의 단방향성이 특히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 콘텐트의 80%가 미국에서 제공된다. 인터넷에 오르는 정보들이 주로 미국을 핵으로 세계의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는 양상이다.

정보 창작의 지역간 불균형이 바람직한 지의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어쨌든 이같은 현재의 인터넷 환경이 위성을 인터넷 전송에 부합하는 통로로 인정받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 발전으로 인한 데이터 전송속도 증가도 위성의 데이터 전송 용도를 증대시키고 있다. 올 초 미국 록히드 마틴은 위성을 이용해 1백28K~1백55Mbps로 전송할 수 있는 비동기 전송모드(ATM)서비스를 시험 제공했다. 록히드 마틴은 이 서비스가 오는 2000년이 되면 근거리 통신망(LAN)이나 화상회의, 고속 인터넷 접속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3월 미국 콤샛이 위성을 이용한 ATM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같은 전망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불과 몇개월만에 전송속도가 T1(1.544M)~T3(45M)급으로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속도 향상은 급기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을 이용해 6백22Mbps 전송 실험에 성공하면서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위성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시장의 만개를 기대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무엇보다 위성과 지상의 인터넷 서비스를 연결하는 시스템의 개발이라 할 수 있다. 한때 서비스를 망설이던 위성서비스 업체들이 위성/지상파 복합시스템의 개발속도를 보고 위성 데이터 전송시장에서의 발걸음을 한층 빠르게 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제공중인 프랑스의 인터넷웨이의 경우 『위성과 지상파 서비스는 서로를 보완한다』고 강조한다.

미 오라이언은 미국에서 유럽쪽으로 가는 정보는 위성을, 유럽에서 미국쪽으로는 기존의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같은 고속의 위성전송과 저속의 지상파전송 방식이 사업자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밝힌다.

이에 덧붙여 지난 2월 세계 70여개국이 합의한 세계무역기구(WTO) 협약에 따른 세계 통신시장 개방 등 규제완화도 위성 데이터 전송 서비스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제 위성에 대한 요구는 서비스 제공업체들에서 고속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희망하는 다국적 기업들에게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은 위성의 사용이 지사간 백본 네트워크 구축에 드는 비용을 줄여주는 등 저렴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예컨대 하나의 본사와 3개 지사를 연결하기 위해 3개의 E1(2.05M)망을 운용하는 다국적 기업이 위성을 이용할 경우 비용의 15% 정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로 위성은 전화선이나 케이블과 함께 인터넷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위성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위성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위성전송의 강점을 개발해나가는 노력이 한층 더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위성업체들이 기업들의 인터넷 백본 수요 충족에 머물기 보다는 멀티캐스팅과 같은 통합 서비스적 특성을 제대로 살려가야만 비로소 위성서비스가 인터넷 등 데이터 전송시장의 틈새를 파고 드는 데서 벗어나 주요 전송채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