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증하는 해외 産財權 침해

최근 동남아시아를 비롯하여 중남미, 동유럽권 및 중국 등지에서 우리 기업의 산업재산권 침해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보도다.

우리 기업의 브랜드 도용 또는 유사브랜드 사용과 산재권의 선출원, 등록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지적재산권 침해사례가 지난 5월말 현재 상표 63건, 의장 6건, 특허 및 실용신안 4건 등 총 73건(46개 기업체)에 달했고 이 가운데 20건(8개 기업체)을 제외한 53건(38개 기업체)이 현재 해결을 보지 못한 채 부당하게 산재권을 침해 당하고 있다는 최근 특허청의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산재권 다출원 3백대 기업과 업종별 협회 및 조합,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번 실태조사의 특징은 그동안 몇몇 후진국 위주로 나타나던 산재권 침해사례가 최근들어서는 선, 후진국을 망라해 크게 확산되고 있으며 침해품목도 종전의 소비재 위주에서 이제는 전자제품을 비롯 자동차, 기계류 등 주요 내구재 품목으로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별로는 중국의 23건을 비롯하여 홍콩, 대만, 일본 등 아시아지역과 중남미지역이 우리 기업의 주요 산재권 침해국이 되었고 이밖에도 미국,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등 선진국도 산재권 침해에 있어서는 예외가 아닌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품목도 종전 화장품, 의류 등 일부 소비재품목에서 이제 TV, 에어컨, 전자부품, CCTV, 백열전구, 면도기, 비디오테이프, 비디오 폰 등 전자제품을 비롯하여 자동차, 타이어, 의류, 운동화, 금속부품, 오토바이, 기계류 등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제품은 거의가 침해대상인것으로 나타나고있다.

산재권이 침해된 기업체 중에는 LG전자나 대우전자 등 대기업을 포함, 전한실업, 팬택 등 상당수 전문업체들이 포함돼 있다는 것도 우리의 관심사항이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지에서는 TV, 에어컨, 백열전구 등에 LG전자 「GoldStar」의 상표가 도용되거나 또는 유사상표로 판매되고 있고 아르헨티나에선 전자부품이 「대우」 유사상표로 유통되고 있는 등 사례들이 발각되고 있는데 이로 인한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관련업계는 현재 변호사나 이 분야 전문가를 통해 민, 형사상 대응책을 세우고있으나 소송이나 상표등록, 도용의 중단 또는 이의제기 등 법적 대응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부담 때문에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소기업들로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인 실정이다.

해외에서 산재권을 침해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우리 상품이 그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아졌음을 반증한다. 그러나 오늘과 같은 사태는 우리기업이 해외진출에 앞서 사전에 현지 특허청에 상표 및 의장을 등록, 문제발생의 소지를 없애야 하는데도 이를 소홀히 함으로써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에 유의해야 한다.

해외에서 산재권 등록비율이 현재 48%로 절반 이상이 미등록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으로 이로 인해 인지도가 높은 유명 브랜드에 대한 제2, 제3의 산재권 침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정부에는 산재권 침해문제에 관한한 종전의 선진국 통상마찰 해소 차원의 수세적 입장에서 벗어나 이제는 국내기업이 해외에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의 해결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내달 1일부터 특허청이 해외 지적재산권 애로신고센터를 설치, 운영키로 한 것은 비록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앞으로 해외 지재권 침해사태 발생시 보다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으로 애로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신고센터의 출범이 우리기업의 지재권 보호를 통한 수출증대 및 국제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한국의 위상제고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