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자원의 효율적 사용이라는 측면에서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던 개인휴대통신(PCS)용 중계시스템 공용화 작업이 PCS사업자와 (주)한국전파기지국관리의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공용 중계장비의 표준 사양에 대한 이견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현재 이를 전담하고 있는 기지국관리와 PCS3社간의 입장 차이다.
한솔PCS, LG텔레콤, 한국통신 프리텔 등 PCS 3社는 지난 4월 사장단 회의에서 지하공간 등 전파음영지역에 설치되는 중계기를 공용화하기로 합의하고 실무작업을 정부에서 기지국 공용화 목적으로 설립한 기지국관리와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기지국관리측이 장비표준안 마련,장비 공급업체 선정 등 실제 중계기 공용화 작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PCS 3社와 사전 의견 조율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한데서 PCS 3사와 불협화음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PCS 3社는 현재 기지국관리에서 선정한 장비업체는 물론 공용 장비표준안 자체도 기술적으로 가능한지도 믿을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양측의 입장차이는 표면화됐다.
특히 지난 5월 기지국관리에서 추천한 제조업체에서 개발한 공용 중계기를 필드 테스트한 결과 24개 검사 항목 중 단지 6개 항목만 합격할 정도로 낙제점을 받으면서 기지국관리에 대한 PCS 3社의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금도 PCS 사업자들은 『기지국관리에서 일방적으로 선정한 창원전자, 제일, 성우, 국제, 일성 등 5개 업체 중 일부업체는 각 사업자에서 실시한 제안서 심사에서 탈락할 정도로 기술력이 부족한 업체도 포함되어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이 때문에 PCS 3社는 기지국관리와 별도로 장비 공급업체를 선정하고 장비표준안을 마련하는데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고 당연히 기지국 관리의 중계기 공용화 작업에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
한 PCS사업자의 관계자는 『사실 전파음영지역에 설치되는 중계기를 공용화하기로 원칙적인 합의에는 도달했지만 기지국관리측에서 제안한 장비 표준안과 선정된 업체들을 믿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밝히며 중계기 공용화 작업 지연의 책임을 한기측에 떠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지국관리측은 상반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기지국관리측은 『사업자가 추가로 추천하는 장비 업체를 포함시켜 줄 방침이며 공용 중계기 장비 표준안이 기술적으로 의심스럽다는데에 대해서도 이미 개발이 마무리되어 필드테스트 중이며 다음달부터는 공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결국 기지국관리의 독단적인 업무 처리,PCS 3社의 공용화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가 맞물리면서 초기에 의욕적이었던 중계시스템 공용화는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파음영지역에 대한 서비스는 8월로 계획된 PCS 시범서비스와 동시에 실시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