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기에서 김지호 실장의 말이 이어졌다.
『강 박사, 위성에서 보내온 최종 데이터가 출력된 시간은 언제요?』
『16시예요. 그 이후에는 수신된 데이터가 없었어요.』
『16시?』
『그래요. 16시예요.』
『정확하게 16시요?』
『맞아요. 정확하게 16시에 위성의 방향이 틀어지기 시작했어요.』
『강 박사, 맨홀에 화재가 발생한 것도 16시요, 그리고 자동절체 시스템이 다운된 것도 정확하게 16시였소.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 전체가 무엇인가와 연계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드오. 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이상스럽소.』
『맨홀 화재는 진화가 되어가고 있다면서요?』
『그래요. 화재는 진화되었지만 수리는 한동안 시간이 지난 후 진행되어야 할 거요. 유독가스와 열기로 복구요원들의 투입이 곤란한 상태에 있소.』
『그런데 자동절체 시스템은 왜 다운되었지요?』
『아무런 이상이 없이 잘 운용되고 있다가 16시에 갑자기 다운되어 버렸소. 아직도 시스템은 다운된 상태로 있고, 통신망은 전 회선을 수동으로 절체시킨 상태에 있소.』
『그래서 늦어졌군요.』
『강 박사, 아무래도 자동절체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한 시간과 광화문 네거리 맨홀에서 화재가 발생한 시간이 동일해요. 거기다가 위성 자세가 틀어진 것도 같은 시간이오. 뭔가 심상치 않다는 생각이 들지 않소?』
『저도 그런 생각이 들어요. 1호 위성과 2호 위성이 한꺼번에 방향이 틀어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것도 동일한 시간에 틀어졌어요. 저도 이상스럽게 생각했어요.』
『좀더 살펴봅시다. 강 박사, 위성에서 보내온 최종 데이터는 분석되었소?』
『네, 다 분석되었어요. 본부에서 분석을 했어요. 위성의 자세가 틀어진 것은 추력기가 작동되어 이루어졌어요. 아주 순식간에 순간적으로 자세가 틀어졌어요.』
『추력기?』
『네. 추력기가 동작했어요. 다른 형태로 위성의 자세가 흐트러졌다면 그렇게 순식간에 위성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아요. 추력기가 동작되어서 최종 데이터가 다 수신되기도 전에 지향성 안테나의 방향이 이곳 관제소를 벗어나버린 거예요.』
『강 박사, 그럼 지금도 추력기를 사용해서 위성의 자세를 잡아나가고 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