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일본 수정디바이스업계 호황대비 설비 투자 확대

일본의 대형 수정디바이스 생산업체들이 올해 설비투자를 크게 늘린다. 수정디바이스의 주요처인 이동통신기기 및 PC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데다 기기의 소형 박형화에 따른 SMD(표면실장형 부품)화, 통신기기의 디지털화 등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수정디바이스 시장이 새롭게 호황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해 시황이 좋지 않아 억제했던 투자분까지 올해 한꺼번에 투입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보다 11억엔이 늘어난 40억엔을 올해 설비 투자액으로 예정하고 있는 도요통신기는 수정발진기와 수정필터의 생산을 늘리고 신제품 생산을 위한 설비구축에 대부분의 비용을 투자한다. 신제품은 소형, 박형화 제품이 주류를 이룰 전망이다. 특히 발진기의 경우 생산제품을 0.4CC사이즈에서 0.126CC사이즈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연구개발부문에도 지난해보다 7억엔이 늘어난 60억엔을 올해 투입해 TDMA, CDMA 등의 통신 단말기의 디지털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킨세키도 온도보상회로에 부착하는 수정발진기(TCXO)와 SAW필터 생산량을 올 여름까지 월산 1백만개 수준으로 늘린다. 또 11월에는 필리핀 신공장에서 정보단말기용 등의 수정진동자 생산을 시작한다. 이 공장은 우선 월산 3백만개 규모로 가동돼 3년후에는 월산 1천만개로 확대될 계획이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저팬에너지로부터 이관된 LBO(4붕산리튬)베이스의 SAW필터도 생산한다. 투자금액은 지난해보다 9억엔 늘어난 34억엔이다.

니폰전파공업의 경우 SMD화 요청에 따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5억엔을 올해 설비 확충에 투자한다. 이 회사는 이동통신기기용 하이브리드IC 증산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이를 위해 사야마사업소와 자회사인 후루카와NDK에서 증산을 추진할 계획이다. 닛폰전파공업은 기기의 소형화만이 아니라 고주파화도 초소형 수정디바이스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의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제품에서 차지하는 SMD화 비율은 민생용기기가 20~30%, 산업용 기기의 경우 90%를 상회하고 있다.

도쿄전파는 구지공장과 히호로 공장을 대폭 확장해 PHS(간이형휴대단말기)용 초소형 발진기 생산량을 늘린다. 이를 포함, 올해 설비 투자로 지난해와 같은 11억엔을 투입한다. 이 회사가 신제품으로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수정 발진기 0.126CC 사이즈로 역시 SMD형이다. 도쿄전파는 지난해 한국자회사의 생산제품이 중국의 저가품과의 경쟁에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적자가 아닌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철수하기도 했다. 현재 도쿄전파는 사업구조 전체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특화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정디바이스업계는 지난 95년 모토롤러 등 미국지역 업체들의 기기생산조정으로 수요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설비투자를 대부분 보류했었다. 이들 미국업체들의 생산조정에 따른 수요 위축은 예상과는 달리 4월부터 회복세에 접어들기는 했지만 수정디바이스의 가격 하락은 올해 초까지 계속 이어졌다.

따라서 투자에 나서는 업체들은 단가가 다시 하락할 경우 새로운 투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의 호황이 2000년까지는 문제없이 지속될 것으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수요의 기복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자규모와 시기 조절에 상당히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