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OECC 97 결산

지난 8일부터 열린 아시아, 태평양 지역 광통신 학술회의 및 종합전(OECC 97)이 3박 4일의 공식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됐다.

광통신 관련 세계 각국 석학들의 열띤 기술 경연장이었던 이번 OECC는 촉박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풍성한 결실을 거뒀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초고속 정보통신기반 구축과 관련된 최신 논문들이 대거 소개돼 첨단 기술 토론의 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규모면에서도 전세계 30여개국 3백40여편의 논문이 발표돼 어느 국제학술회의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가 인원면에서도 작년 일본대회 보다 1백명정도 늘어난 2백60여명의 외국인을 포함해 총 6백 96명이 참석,어느 학술회의 보다도 열띤 열기 속에 진행됐다.

이번 학술회의의 화두는 역시 「테라시대」의 도래로 대변되는 차세대 멀티미디어 서비스 구현을 위한 초고속, 대용량 정보 전송.

특히 연구 단계 수준이지만 1테라(Tbps)급 이상의 초고속 기술이 선보여 참가자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일본 NTT기술연구소는 이번 학술회의에서 2백Gbp급 7채널을 이용해 50km전송에 성공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테라는 한묶음의 광섬유를 통해 1초에 30권 분량의 백과사전을 1천세트 전송할 수 있는 속도이다.

또한 광전송 시스템 분야에서 파장분할다중(WDM)방식의 연구 논문이 대거 소개돼 앞으로 10Gbps이상 광전송 시스템에서는 WDM방식이 대세임을 입증했다.

광섬유 및 케이블 분야에서는 저가격으로 증폭장비 없이도 1백Km이상 장거리 전송이 가능한 연구 결과들이 집중 발표됐다.

이밖에도 광소자, 수동부품, 광송수신 모듈 등 소재와 부품 분야에서도 50여편이 넘는 신기술 논문이 소개돼 광네트워크 및 시스템 못지 않게 소재 등 기초 기반기술의연구도 활발이 진행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이번 OECC 학술회의와 공동으로 열린 광통신 종합전도 전세계 79개업체가 참여 열띤 경연의 장을 펼쳤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이번 광통신 종합전은 광전송 시스템부터 광부품, 소자에 이르기까지 1천여점이 넘는 제품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규모면에서는 비록 국제적인 전시회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감도 없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고 국내 광통신 관련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주최측은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주로 초고속 정보통신망의 핵심장비인 광전송시스템과 광가입자전송(FLC)장비가 주로 출품돼 향후 전송관련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정보통신, 대한전선, 삼우통신 등 대부분의 시스템업체들은 2.5Gbps급 전송장비를 비롯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광가입자 장치(FLC)장비을 주력 제품으로 선보여 초고속 정보통신망과 관련한 초기 시장을 선점키 위한 치열한 홍보전이 전개됐다.

반면 대기업을 비롯한 중소업체들은 광커넥터, 커플러, 통신용 수동소자 등광부품을 주로 선보여 국내 광통신 산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역할 구분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음을 반증했다. 그러나 부품, 소재의 경우 업체수나 기술 수준면에서도 일본, 미국 등과 비교해 상대적 격차를 보여 향후 국내 광통신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분야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집중투자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루슨트, HP등 외국업체들은 최신 광부품과 계측관련 장비를 선보여 이분야와 관련돼서는 세계적인 업체임을 과시했다.

이번 전시회의 압권은 역시 한국통신과 대한전선, 한화 정보통신 등이 공동으로 개발한 동기식(SDH)방식 10Gbps광전송 시스템.10Gbps광전송 시스템은 13만개의 음성회선을 한가닥의 광섬유로 전송할 수 있는차세대 첨단 장비이다.

이번 OECC 97 공동위원장인 백운출 박사(광주 과기원 초고속광네트워크연구소장)는 이번 학술대회 및 종합전에 대해 『규모,학술 논문 수준 등 어느면에서 뒤지지 않은 국제 광통신 기술 제전이었다』고 자평하며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정부는 물론 업계,일반인들에게도 21세기 정보화 사회로 가기 위해 광통신 기반 기술의 확보가 절대 절명의 과제임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