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흥창물산, 정보통신 전문업체로 제2창업

국내 대표적인 계측기 생산업체인 흥창(대표 손정수)이 정보통신업체로 제2창업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회사 창립 이래 「계측기」 한 분야만을 외길로 걸어와 이미 국내 계측기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흥창이 그동안 공적을 뒤로 하고 정보통신업체로 과감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흥창의 이런 변신은 최근 정보통신분야가 호황을 지속하면서 구색 맞추기나 한계사업의 자구책 차원에서 벗어나 회사 사운을 건 전략적인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업계로부터 신선한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제로 흥창의 정보통신분야로 사업 고도화는 5년간의 장기 계획을 세울 정도로 치밀한 준비 과정속에 이뤄졌다.

이미 올해를 제2창업의 원년으로 정하고 흥창물산에서 흥창으로 사명을 바꾸었으며 회사의 심벌과 로고를 새로 제작하는 등 일련의 기업 이미지 통합(CI)작업을 마무리했다. 또 조직과 생산구조도 기존 계측기사업부와별도로 통신과 위성사업부를 신설해 정보통신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통신업체로서의 변신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장기적으로 계측기 생산라인은 중국 현지공장으로 이전하고 국내에서는 정보통신분야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사실 흥창의 이런 변화는 국내 계측기 시장의 구조적인 한계에 기인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계측기 분야의 「대부」격인 세계적인 계측기 전문업체인 휴렛패커드(HP)가 존재하는 한 계측기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20년 가까이 계측기만을 주력으로 생산해온 흥창으로서는 최근 변신이 단순한 사업 구조 조정이 아닌 모험인 것만은 분명하다.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도 성립된다.

이는 올해 목표 매출액 구성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흥창은 지난해 매출액 보다 배이상 증가한 1천5백억원을 올해 목표액으로 정했다.이 가운데 계측기 분야는 2백50억원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위성분야 4백억원, 통신분야 8백억원 등 정보통신 부문에서 전체 매출액의 70%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정보통신만 따로 놓고 보면 지난해 매출액 보다 1백~1백50%가량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렇듯 흥창이 정보통신 분야에서 자신감을 갖는 데는 전망있는 사업 품목과 튼튼한 기술력에 기인한다.

현재 흥창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사업은 무선호출 송신시스템과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의 중계시스템.그리고 이동통신 기지국의 핵심부품인 선형증폭기(LPA)와 위성방송 및 통신용 셋탑 박스.

무선호출 시스템은 삼성과 공동으로 국내 시장을 독점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흥창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캐나다의 글리네어社와 공동으로 차세대 무선 호출 시스템인 64Kbps급 고속 무선 호출 시스템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통신분야에서 전략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전파음영지역 해소를 위한 중계시스템도 지난해 2백억원의 매출액에 이어 이미 올해 SK텔레콤으로부터 3백억원 정도의 물량을 확보할 정도로 사업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

흥창은 앞으로 중계시스템을 전략품목으로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할 계획이다. 수출과 관련해서는 이미 기술협약 단계를 넘어 미국 굴지의 PCS서비스 사업자와 최종 공급 계약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셋탑 박스도 쿠웨이트와 자크셋(ZAKSAT)社와 앞으로 4년동안 2억 달러 정도를 OEM방식으로 공급하기로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이번달부터 선적에 들어간다.

흥창은 올해 전체매출액의 50%를 해외시장에서 확보할 방침이며 향후에도 국내시장 보다는 수출에 주력한다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강병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