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워크스테이션(WS)시장은 최근 몇 년간 PC시장의 초고속 성장세와는 매우 대조적으로 침체 양상을 나타냈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90년대 들어 본격 형성기에 들어선 중국 워크스테이션시장은 지난 92년을 정점으로 96년까지 신장률이 계속 하락해 10%대 이하까지 떨어지는 저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 왔다.
지난해 중국 워크스테이션시장 규모는 대수로는 8만대로 전년에 비해 다소 늘었으나, 금액으로는 18억∼20억元(약 1천9백26억∼2천1백40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현상은 유닉스 워크스테이션의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인텔 칩이나 윈도NT를 채용하는 개인용 제품이 시장 성장을 주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이는 세계 워크스테이션시장 상황과 거의 일치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IDC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시장규모는 대수로 1백50만대가 출하돼 전년에 비해 18% 정도 확대됐으나, 매출금액은 1백80억 달러로 1% 가량 감소했다.
업체별 시장 점유율을 보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IBM, 휴렛패커드(HP), 디지털이퀴프먼트(DEC), 실리콘그래픽스(SGI) 등 5대 미국업체가 90% 가량을 나눠 지배하는 과점상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밖에 워크스테이션에 탑재되는 중앙연산처리장치(CPU)는 명령어축소형컴퓨터(RISC)칩이 약 60%로 가장 많고, 상승세인 인텔 제품은 약 33%이다.
운용체계(OS)도 유닉스가 절반가량 차지하고 있으나 윈도NT가 약 33%로 바싹 추격하고 있다.
인텔칩과 윈도NT의 상승세가 말해주듯 최근들어 중국 워크스테이션시장에는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즉, 개인용 제품이 기존 주력인 사무용 제품 영역을 잠식하는 동시에 전체 시장을 확대하며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 워크스테이션시장은 인텔칩과 윈도NT를 탑재하는 개인용 제품의 고성장에 힘입어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를 반영해 실제로 IBM, HP, DEC 등 일부 대형 업체들은 이미 개인용 제품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시작했다.
중국 워크스테이션시장에서 또 하나 주목되는 사실은 중국산 워크스테이션의 등장이다. 聯想, 長城, 方正 등 중국 현지 컴퓨터업체들은 자체 제작한 워크스테이션을 시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 중국산제품은 아직까지는 판매가 미미해 외국산 제품과의 경쟁 상대는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예로 가장 잘 팔리는 「曙光天演」계열의 워크스테이션의 경우 지금까지의 판매대수가 2백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중국산 워크스테이션은 장기적으로는 물론 PC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국산 제품과 경합하겠지만 현 단계에선 단지 국산품을 내놓았다는 이상의 의미는 갖지 못한다.
현재 중국 워크스테이션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0.5%로 PC가 3%인 것에 비해도 극히 미미하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 워크스테이션시장은 인텔칩, 윈도NT 기종의 상승세와 인터넷, 인트라넷 열기에 힘입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시장 주도권을 놓고 유닉스와 윈도NT 진영간 가격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고희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