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디지가 미국의 온라인서비스업체 가운데 최초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외설자료의 전송 차단 계획을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설자료를 전송해온 일부 뉴스그룹을 폐쇄하고 이용자들의 접근을 금지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또 다른 온라인업체들에게도 공동 보조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프로디지의 이같은 방침 발표는 미 대법원의 통신품위법(CDA) 위헌판결의 기쁨이 채 가시지도 않은 미국 컴퓨터, 통신, 온라인업계는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프로디지가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위해 앞장서서 CDA를 반대해온 업체라는 점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와 관련 CDA의 철폐를 위해 프로디지와 같이 싸워온 미국시민자유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프로디지의 뉴스그룹 폐쇄방침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CDA 위헌판결에 대한 업계 안팎의 찬반양론이 식지도 않은데다 소프트웨어업계를 중심으로 기술적인 차단방법이 개발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프로디지의 방침은 어렵게 얻은 승리를 포기하는 섣부른 행동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이들 단체들이 프로디지의 방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역시 CDA 위헌판결에 대해 어떻게든 보완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프로디지의 발표를 근본적으로 반대한다고 보기보다 돌발적이고 독단적인 프로디지의 행보에 반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프로디지의 이번 발표는 다른 업체들의 참여 여부에 불구하고 머리속에서만 맴돌고 있던 업계의 자율적인 통제노력을 표면으로 끄집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CDA와 관련한 정부의 정책과 법원의 판결, 이에 따른 업계의 고민 등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과정들은 범람하는 외설물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게 모범적인 답안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