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일대전운이 감도는 이동전화 시장

LG텔레콤에 이어 한통프리텔과 한솔PCS가 30일 PCS요금 체계를 확정 발표함에 따라 국내 이동전화 서비스 시장은 일대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서비스 시기를 놓고 치열한 신경젼을 펼쳐온 PCS 3사는 결국 모두 8월 1일부터 서험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통신 서비스 사상 처음으로 5개 사업자가 같은 시장을 놓고 물고 물리는 무한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3사가 확정한 요금은 대체로 가입비 5만원에 기본료 1만5천원 안팎, 그리고 10초당 19~21원으로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자지 못했다.

그러나 한통프리텔이 통신서비스 가입의 기본으로 여겨졌던 「가입 보증금」제도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의외의 카드를 들고 나옴에 따라 일대 파란이 일고 있다.

이날 이상철 한통프리텔 사장은 요금 체제를 발표하면서 『가입보증금 제도는 5%도 채 안되는 불량 가입자 때문에 95%가 넘는 가입자가 선의의 피해를 봐야하는 제도』락 모보증 가입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한통프리텔의 요금 발표와 거의 같은 시잔에 예정에 없던 요금 제도 발표를 한 한솔PCS도 한통프리텔을 의식해서인지 사실상 보증금 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즉 가입보증금 면제 대상 가입자를 BC카드 소유자로 대폭 확대한 것이다. 총 1천6백만에 이르는 BC카드 가입자에게 가입보증금 면제해준다는 것은 사실상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한통프리텔과 한솔PCS의 보증금 제도 도입 포기는 이동전화 서비스뿐만 아니라 국내 통신서비스 분야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같은 PCS사업자인 LG텔레콤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1일 요금을 확정 발표하면서 보증금 10만원 또는 2만원 이하의 보증보험제도를 도입키로 했던 LG텔레콤이 과연 같은 시점에 같은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사업자와 달리 보증금 제도 시행을 강행할 지는 의문이다.

물론 동종 서비스인 이동전화사업자들도 결국에 가서는 보증금 제도를 없애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PCS 3사의 요금을 살펴보면 각 부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큰 줄기에서는 대동소이한 구조임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가입비는 3사 모두 약속이나 한 듯 5만원으로 같다. 기존 이동전화서비스인 011과 017의 가입비보다 2만원이 저렴하다.

기본요금은 LG텔레콤이 1만5천으로 가장 싸다. 한솔PCS가 1만5천5백원으로 LG보다 5백원이 비싸고 한통프리텔은 1만6천5백원으로 3사 가운데 가장 높은 기본료를 책정했다.

반면 10초당 이용요금은 한통프리텔이 19원으로 가장 낮다. 한솔PCS는 20원, LG텔레콤은 21원이다. 기존 이동전화와 비교하면 기본료는 6천원, 10초당 요금은 최소 3원에서 최대 9원이 싼 편이다.

하지만 이동전화사업자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이 이정도의 요금 차이를 묵과할 지는 미지수다.

최근 SK텔레콤 쪽에서 계속 흘러나오는 이동전화 요금 대폭 인하설은 최저 10초당 23원가지 거론되고 있다. 기본료 역시 PCS사업자들과 비슷한 선으로 내린다는 소문도 떠돈다.

가입비 할인, 무료통화권 제공등 파격적인 조건을 걸고 본격적인 가입자 예약 업무를 시작한 PCS사업자들의 움직임을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이 보고만 있지만 않을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PCS 3사가 사용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본격적인 요금 경쟁을 시작할 가능성까지 엿보인다.

PCS사업자들의 시험서비스 개시와 요금 결정을 계기로 사상 초유의 5사 경쟁체제에 돌입하는 이동전화 서비스 시장은 말 그대로 한뼘의 양보도 허용치 않는 무한 경쟁으로 빠져들고 있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