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부터 시험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실체를 드러낸 개인휴대통신(PCS)서비스는 일단 기존 이동전화 시장을 상당부분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016및 018.019 등의 식별번호에서 느낄 수 있듯이 PCS는 기존 011과 017을 식별번호로 사용하는 이동전화와 경쟁 서비스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PCS 사업자들의 마케팅 포인트 역시 기존 이동전화서비스 품질에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호주머니 사정 때문에 이동전화 이용을 주저해왔던 계층을 겨냥하고 있다.
보다 싼 요금으로 보다 품질좋은 이동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PCS사업자들의 슬로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PCS의 등장은 전반적인 통신서비스의 개념을 1백80도 바꿔놓을 중대한 사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최근 통신기술의 발달은 「사용자의 이동성 확보」와 「멀티미디어화」라는 두가지 목표를 향해 이루어지고 있다.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장소나 시간에 구애없이 자유롭게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통신의 최종 목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 두가지 목표를 향한 엔지니어들의 노력은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접근돼 왔다.
통신의 이동성 확보는 주로 무선통신 기술을 근간으로 추진돼온 반면 통신의 멀티미디어화를 위한 노력은 유선통신을 뿌리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유선과 무선통신이 경쟁 대상이 아닌 별개의 영역으로 분류돼 온 것은 바로 이같은 기술적인 배경 때문이다.
PCS는 이율배반적인 두가지 목적을 접목시키는 첫 번째 본격적인 시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PCS사업자인 한국통신프리텔의 이상철 사장은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PCS를 이동전화의 경쟁서비스가 아닌 개인용 전화라는 개념으로 이해해달라』고 주문했다.
즉 PCS를 단순한 유선전화를 보완하는 서비스가 아닌 유선전화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통신사업 분야에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영역 파괴 현상의 진원지는 바로 PCS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디지털 기술이라는 도깨비 방망이에 힘입어 유선과 무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음성과 데이터 또는 멀티미디어 통신간의 편가름이 의미를 잃고 있으며 이같은 영역의 붕괴는 모든 통신서비스간의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이동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유선통신서비스는 생존할 수 없고 높은 통화품질과 정확한 통화완료율을 확보하지 못한 무선통신서비스는 도태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무선통신서비스가 언제나 유선통신서비스보다 고가라는 등식이 의미를 잃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선통신서비스가 기본통신서비스로 분류되는 고정관념을 조만간 사라질 전망이다.
무선통신서비스는 유선에 버금가는 통화품질과 통화 성공률을 지향할 것이고 유선통신은 고품질과 완벽함이라는 장점에 이동성을 가미시켜가면서 고가, 고급형 서비스로 활로를 찾아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PCS를 비롯한 신규 통신서비스의 대거 등장으로 촉발된 영역 파괴 현상은 통신사업자들에게 새로운 시장 적응 논리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새대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최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