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S, 1억5천만弗어치 애플 지분 매입

생사위기에 처한 미국 애플 컴퓨터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의 긴급 수혈과 이사진 개편 등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등 주요 외신보도에 따르면 MS는 1억5천만달러어치의 실권주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애플에 투자하는 것을 비롯,앞으로 제품개발 등에 있어 애플과 협력관계를 맺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같은 사실은 애플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스티브 잡스가 6일(현지시간) 보스턴에서 개막된 「맥월드 엑스포」의 기조연설을 통해 발표한 것으로 현재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애플의 숨통을 트게 하는 동시에 앞으로 매킨토시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MS의 지속적인 지원을 보장하는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또 마이크 마쿨라 부회장과 2명의 이사가 물러나고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회장을 비롯,제롬 요크 前IBM 최고재정책임자(CFO)와 인튜이트의 빌 캠벨사장이 새로운 이사로 임명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이 발표되자 애플의 진로에 대한 기대와 함께 주가가 41%나 오른 26.875달러를 기록, 지난해 5월의 최고치에 육박했다.

그러나 잡스는 최고경영자(CEO)는 아직 임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티브 잡스는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이제 MS와의 경쟁시대는 끝났다』며 앞으로 양사간에 긴밀한 협력체제를 유지할 방침임을 강조해 참석자들로부터 커다란 관심을 모았다.

양사가 합의한 바에 의하면 MS는 최소한 3년동안 애플의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는 동시에 핵심 소프트웨어 제품에 대해서는 윈도와 매킨토시 버전을 동시에 만들 방침이다.

이에 따라 MS는 올 연말까지 「오피스 98」의 매킨토시 버전을 내놓는 데 이어 앞으로 5년간 「오피스」제품의 업그레이드시 매킨토시 버전도 같이 발표하기로 했다.

애플도 자사 매킨토시에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IE)」를 기본 브라우저로 설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이들 업체는 자바 언어를 이용한 제품개발에도 공동보조를 취하는 동시에 오랫동안 끌어 온 MS의 애플 특허권 침해논쟁도 종결시키기로 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맥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등 애플을 다각적으로 도와 온 MS로서는 이번 제휴도 자사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피하려는 방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향후 기술협력에 따라 그동안 윈도 OS에서 실현시키지 못했던 맥OS 기능의 여러가지 장점을 지원받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양사의 제휴에 놀라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그동안 MS에 대한 핵심적인 저항세력으로 인식돼 온 애플마저 MS와 손을 잡음으로써 MS의 지배체제가 더욱 굳어지게 될 것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구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