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이후 증산을 거듭해온 미국 D램 생산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오는 9-11월 또 한차례의 증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日本經濟新聞」 최근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현재 월 3천개 정도인 16MD램 생산규모를 오는 9월부터 약 10% 늘려 9-11월 3개월간 총 1억개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9-11월 3개월간 생산규모는 현재 16MD램 감산에 나선 한국의 삼성전자, 현대전자, LG전자 3개사가 계획하고 있는 7-9월 3개월간의 생산량 합계 8천4백만개는 물론 일본의 NEC, 도시바, 히타치제작소가 같은 기간 계획하고 있는 생산량 합계 9천1백만개 보다도 많아진다.
16MD램 가격은 지난 1월 한국 3개사가 감산을 추진하면서 안정세를 보였으나, 한국업체들의 감산 발표 직후 대폭 증산을 추진한 마이크론의 영향으로 4월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마이크론의 이번 증산도 1월과 마찬가지로 한국 D램업체들의 16MD램 감산과 일본업체들의 동결 발표 직후 추진되는 것이어서 마이크론이 D램 가격인하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마이크론은 한국, 일본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는 제품에 비해 칩 크기가 작으면서 생산원가도 싼 16MD램을 시장에 투입하고 있다. 이 회사는 9월 이후 생산하는 제품에 0.3미크론 미세가공기술을 채용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0.25미크론 기술을 도입해, 칩 크기가 현재의 43평방밀리미터보다 더 작은 30평방밀리미터 이하 제품을 생산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마이크론은 한국과 일본업체들이 증산을 서두르고 있는 64MD램과 관련해서도 이미 개발을 끝낸 상태로, 16MD램 때와 마찬가지로 64MD램 채용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마이크론의 이같은 전략은 「첨단메모리의 개발과 빠른 시장 투입이 이익 창출의 관건」이라는 반도체업계의 기존 상식에 정면으로 대치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식 밖의 전략을 펴고 있는 마이크론의 매출이 한일업체들과 달리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한일업체들의 시장 전략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