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전화 단말기와 무선호출기(삐삐)분야에서 모토로라의 부진은 영원히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인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시장을 석권했던 모토로라가 지난 해부터 국내 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힘없이 추락하고 있다.
특히 이들 이동통신 단말기 시장 성장세는 오는 2000년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모토로라가 어떤 대책을 수립해 사업 부진을 해쳐나갈지 관련 업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모토로라가 참패를 당하고 있는 분야는 이동전화 단말기, 특히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물론 아날로그 단말기는 가입자가 현격하게 줄어들어 종전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스타택」모델이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팔려나가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 해부터 「알토란」시장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디지털 단말기 시장에서의 장기적인 부진이다.
CDMA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서비스 개시이래 가입자 2백만명을 훨씬 넘은 지금까지도 고작 2만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공급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수치는 한때 「용호상박」을 펼쳤던 삼성전자는 고사하고 LG정보, 현대, 맥슨전자에게도 뒤지는 참담한 판매실적이다.
같은 단말기 공급사인 퀄컴과 소니와의 경쟁에서도 힘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
무선호출기(삐삐)분야에서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만 해도 모토로라는 자동이득조정(AGC)회로를 내장한 광역삐삐인 「리베로」와 뉴메릭삐삐인 「펑키」 등 두 모델로 지난 해 약 8백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 초 출시한 후속모델인 「리베로 프로」가 중소삐삐 전문제조업체인 엠아이텔(광역삐삐)과 델타콤(뉴메릭삐삐)의 돌풍에 눌려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국내 업체들이 이 부문에 상당 수준의 기술을 축적하고 있어 모토로라의 부진은 상당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모토로라가 이같은 한국 시장에서의 장기적인 고전에 대해 무관심하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동전화 단말기 시장은 이달 중 한글메뉴가 지원되고 통화음질을 향상시켜주는 EVRC(Enhanced Variable Rate Coder)회로를 내장한 제품을, 연 말께 아날로그 단말기 시장에서 히트를 쳤던 「스타택」모양의 디지털 제품을 연이어 출시해 지금까지의 약세를 얼거에 만회하겠다는 것이 모토로라의전략이다.
삐삐분야에서도 대반격이 예상된다. 국내 고속삐삐의 표준 프로토콜을 거머쥔 모토로라는 이달 말께 첫 제품 출시를 계기로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하지만 모토로라의 이같은 대공세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회복하기란 사실상 힘들것 이라는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즉 CDMA 분야의 기술력은 국내 업체들이 한발 앞서 있는 데다 삐삐도 중소제조업체들이 변화하는 시장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모토로라와 같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제품개발이 국내 실정과는 다소 안맞거나 늦는 경우가 많아 일거에 부진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위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