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CD시장 2000년엔 2조엔 규모

20세기를 대표하는 디스플레이인 브라운관이 액정디스플레이(LCD)에 서서히 디스플레이 주도권을 넘겨주고 있다.

시계, 계산기의 표시창에 사용되던 LCD가 노트북PC 등 새로운 영역의 제품은 물론 브라운관의 아성으로 남아있던 TV까지 잠식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의 강자는 이제 LCD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CD의 다음 세대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단연 플라즈마디스플레이 패널(PDP)이다. PDP는 올해를 보급 원년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PDP에 대한 기대와 호응이 커 내년에는 본격적인 보급 확산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2000년에는 상당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電波新聞」의 분석에 의하면 LCD 세계시장은 이미 1조엔을 넘어섰다. 시장성장세는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어 2000년에는 지금보다 2배 정도 커진 2조엔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LCD 성장세를 끌어가고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제품은 노트북PC이다. LCD의 대형화와 기능화를 견인하고 있는 노트북PC는 지난해 1천2백만개 올해는 1천5백만개가 생산돼 전체 LCD수요의 20% 정도를 소화해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형화의 진전은 기존 데스크톱 PC의 모니터 대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또 고화질, 광시야각 제품의 등장은 TV브라운관의 대체를 목전에 두고 있다.

LCD의 모니터 대체가 주는 가장 큰 장점은 기존 PC가 차지하던 공간을 크게 줄이고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광시야각에 15인치급까지 양산이 시작돼 TV모니터를 대체하기 위한 크기 문제는 해결된 상태이다.

데스크톱PC의 모니터를 대체하는 LCD수요는 2000년이면 5백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새롭게 LCD의 수요 기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제품도 있다. 지리정보를 비롯한 각종 정보를 자동차에 제공하는 자동차 자동항법장치가 바로 그것이다. 이 장치는 8인치 내외의 LCD를 사용하고 있는데 2000년에 시장규모가 4백만대를 넘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일부 PC기능까지 소화해낼 수 있는 FA(공장자동화)기기 콘트롤러 표시창 등 FA 관련 LCD수요도 전체 LCD수요의 10%를 담당하면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PDP의 경우 2000년 수요가 2천6백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스크톱 모니터 대체와 TV모니터 대체 등 2종류로 수요가 대별될 전망인데 수량으로는 약 3백만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TV용 수요는 약 1백80만장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수량은 2000년 세계 전체 컬러TV 예상 수요의 1% 정도를 차지하는 것이다.

PDP는 LCD와 경쟁이 불가피한 품목이다. 특히 데스크톱 모니터 시장이나 향후 본격화될 TV 모니터 시장 등 대형 모니터 시장을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멀티미디어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모니터로 2000년대에는 시장 확대 가능성이 LCD보다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