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64메가 D램 시장 불안

64메가비트 D램 시장이 불안하다.

아직 제품이 대량 출하되기 전인데도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압력은 커지고 있다.

때문에 대량생산이 이루어지는 시점에선 64메가비트 D램 생산업체들은 전혀 이익을 낼 수 없는 사태에 처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일렉트로닉스 엔지니어링 뉴스」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같은 우려를 낳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대만 반도체 업체들의 대대적인 투자 확대.

대만 업체들은 현재 3%인 세계 메모리칩 시장 점유율을 오는 2천년 까지 5%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최근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투자액은 현재 총4백억달러 가량.

대만 업체들은 이같은 투자를 통해 그간의 OEM 생산 체제에서 탈피, 자신들의 고유 브랜드를 정착시키면서 한국과 일본이 장악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이와 관련, 기반 기술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단계적인 기술 발전 과정을 뛰어넘어 곧바로 64메가비트 메모리 생산에 나설 태세다.

이를 위해 대만 업체들은 일본 등 외국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이미 0.3미크론급의 웨이퍼 가공 기술을 습득, 이 제품 생산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프로모스 테크놀로지스는 독일 지멘스와 제휴했으며 파워칩 세미컨덕터와 난야 테크놀로지가 각각 일본의 미쓰비시 전기, 오키 전기와 각각 제휴하고 있다.

프로모스는 올해말까지 64메가비트 D램 샘플을 생산하고 내년부터 본격 생산에 나선다는 계획이고 파워칩 세미컨덕터도 올 8월중 16메가비트 제품 생산을 거쳐 64메가비트 D램 생산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TSMC, UMC, 윈본드 등 대만의 주요 업체 대부분이 외국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올해말과 내년에 걸쳐 64메가비트 D램 생산에 일제히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뱅가드 인터내셔널 세미컨덕터는 독자적인 연구, 개발(R&D)을 통해 0.25미크론 가공 기술을 개발, 시험 단계이긴 하지만 이미 64메가비트 D램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뱅가드는 내년 2/4분기까지는 0.25미크론 기술의 64메가비트 제품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대만 업체들이 대거 64메가비트 D램 시장에 참여할 채비를 갖추면서 지난해와 같은 반도체 가격 폭락 사태가 내년에 64메가비트 D램 시장에서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일본의 주요 업체들은 반세대 앞서가는 제품 개발 전략으로 대만 업체들의 거센 도전으로 인한 가격 폭락 위험을 피해간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NEC, 후지쯔 등이 이미 64메가비트 제품보다 반세대 앞서는 1백28메가비트 D램 개발에 들어가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으로 있다.

<오세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