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BM.獨 지멘스.日 도시바, 1GD램 개발 연합 붕괴 위기

1GD램의 공동 개발을 추진해 온 미국 IBM, 독일 지멘스, 일본 도시바 연합이 붕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모토롤러의 D램 사업 포기로 4사 공동 개발 체제에서 3사 체제로 축소됐던 이들 진영은 최근 도시바가 1GD램 개발에 스택 방식 채용을 제안하고 나섬에 따라 근본적인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4사 연합은 지난 95년 10월 1GD램 공동 개발에 기본 합의하고 2000년대 초 실용화를 목표로 트렌치 방식을 기초로 하는 1GD램 공동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모토롤러가 D램 시장의 불투명성과 막대한 투자 부담을 이유로 이 연합을 탈퇴하면서 나머지 3사는 한층 커진 개발비 부담을 안고 개발을 추진해야 했다.

여기에 최근 도시바가 1GD램 메모리 셀구조 방식으로 지금까지 추진해온 트렌치 방식이 아닌 스택 방식 채용을 제안함에 따라 연합 결집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바는 최근 1GD램 이후 D램에 전하를 축적하는 커패시터 소재로 새 재료인 바륨 스트론튬 티탄(BST)을 채용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질화산화(NO)막으로는 대용량의 기록영역 확보와 소형화 모두를 만족할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이다.이에따라 도시바는 이 새 재료 채용을 계기로 셀구조 방식도 스택 방식으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트렌치와 스택은 1GD램 시대를 주도할 메모리 셀구조 방식으로 트렌치는 회로를 더욱 깊게 파 평탄화가 용이하고 많은 유전체를 저장할 수 있는 반면 스택방식은 유전체를 위로 쌓아 올려 커패시터의 단위면적당 정전용량을 극대화시키는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IBM, 지멘스, 도시바가 트렌치 방식을, 삼성전자, NEC가 스택 방식을 이끌면서 표준화를 추진해 왔으나, 이번 도시바의 전략 변경으로 이들 구조에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BM, 지멘스, 도시바 3사 연합은 앞으로 1년 뒤 각각의 개발성과를 토대로 양산에 사용될 구조를 선택할 방침이다. 만약 이때 3사가 한가지 방식에 합의하면 3사 공동 개발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으나 이들업체가 현재 계획을 그대로 고수할 경우 3사 체제는 붕괴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1GD램 개발과 관련해서는 IBM, 도시바, 지멘스 3사 연합외에 TI, 히타치, 미쓰비시 연합, 루슨트테크놀로지, NEC 연합이 공동 개발 진영을 형성하고 있고, 후지쯔와 삼성전자가 독자 노선을 걷고 있다.

<심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