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기록매체 경쟁 혼돈

PC의 차세대 기록매체를 둘러싼 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차세대 주역으로 가장 유력시됐던 DVD램이 도시바, 마쓰시타 등과 소니, 필립스 2개 진영으로 다시 쪼개져 규격통일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NEC가 독자개발한 대용량 광디스크를 내년중 실용화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주도권 경쟁이 혼돈상태로 뒤바뀌며 다시 가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차세대 기록매체 경쟁은 크게 DVD램 진영과 광자기디스크 진영으로 양분,진행돼 왔다. 도시바, 마쓰시타전기산업, 소니 등이 중심이 된 DVD램과 DVD 규격통일에서 제외된 후지쯔, 산요전기, 히타치막셀 등이 중심이 돼 내년 말 상품화를 목표로 추진하는 「ASMO」(어드반스트 스토리지 광자기디스크)가 그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NEC가 독자적으로 MMVF를 앞세워 경쟁에 가세한 것이다.

일단 DVD램 진영의 분열은 NEC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DVD램 규격이 두개로 갈라짐에 따라 앞으로 이를 장착하고 나올 PC도 호환성이 없는 두 기종으로 나뉘어지기 때문이다.

NEC의 최대 강점은 기록매체의 주용도인 PC에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NEC의 점유율은 현재 일본 국내시장에서는 약 40%, 세계시장에서는 자본참가하고 있는 미국 팩커드벨NEC의 점유율을 합쳐 약 10%에 달한다.

NEC는 이같은 시장경쟁력을 배경으로 독자개발한 MMVF를 자사 PC에 표준탑재, 보급에 나설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PC업계에선 대형업체인 후지쯔와 도시바가 각각 ASMO와 DVD램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에 NEC의 MMVF규격이 다른 업체들로 까지 확대돼 나갈지는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어쨌든 DVD램 진영의 분열로 NEC는 가만히 앉아서 차세대 기록매체 주도권경쟁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힘을 얻었다. 그 힘을 배경으로 단기(單騎)의 NEC가 선전해 나갈수 있을 지 그 향배에 관심이 모아진다.

<신기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