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들의 충돌은 세계 평화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고, 문명들에 기초한 국제 질서는 세계대전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벽이다.』 하바드 역사학자 사무엘 P. 헌팅턴이 그의 최신 화제작 「문명들의 충돌과 세계질서의 재형성」에서 내린 결론이다.
헌팅턴은 문명이라는 말로써 문화를 넘어선 어떤 것을 의미한다. 종교, 언어, 그리고 개인들이 가장 가깝게 동일시하는 문명의 관행들이 음식이나 대중적 오락 또는 심지어 정치적 이상들보다 개인들의 행동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헌팅턴은 오늘날의 세계에서 서양, 정통파(동방정교회 중심권), 중화, 일본, 힌두, 무슬림, 라틴아메리카 등 일곱개의 문명을 특기한다.
이러한 문화적 정체성들을 이해하는 것은 지구적 차원의 업무들에서 미래의 추세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헌팅턴은 믿고 있다. 그는 많은 나라들이 자신이 속해 있는 문명을 끌어들이는 위기들에 관해서만 걱정하고 다른 문명들에만 영향을 미치는 논쟁은 잊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데 미국은 미국 상품과 시장들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거나 어렵게 만듦으로써 중국의 인권정책들에 영향을 미치고자 할 때 별로 얻는 것이 없다. 그러나 둘 또는 그 이상의 문명들(최근에 「무슬림」 보스니아, 「정교회」 세르비아, 그리고 「서방」 크로아티아 사이에서 벌어졌듯이)을 대표하는 국가들 또는 집단들이 갈등을 일으킬 때 관여되지 않은 국가들이 종종 그들 자신과 똑같은 문명에 속한 전사(戰士)를 억제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오늘날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심각한 갈등을 위한 발화점은 순수한 국경선들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명들이 만나는 곳에 놓여 있다. 바로 이런 이유로 헌팅턴은 미국과 다른 국제 기관들이 문명적 경계 전쟁들이 확산되지 않도록 강압적으로 행동할 것을 희망한다.
헌팅턴은 현대 도시 생활에서 필수적인 기술공학이 처음 등장한 곳이 서양이기 때문에 현대 문화는 서양적임에 틀림없다는 주장을 거부한다. 서양문명의 열쇠가 되는 특색들 가톨릭 및 프로테스텐트 기독교, 서구 언어들, 세속적 법률의 규칙, 대중 민주주의, 그리고 개인주의은 여러 세기에 걸쳐 진화했고 산업혁명이 시작되기 이전에 확립되었다. 그것들이 우선 고도의 기술공학이 가능하도록 협력했을 수 있지만 유도탄 또는 냉난방장치는 민주주의자에게나 전제군주에게나 똑같은 효과로 봉사할 것이다.
미국의 경제적 군사적 힘이 다른 문명들에 속한 나라들 (특히 중국과 성장하는 무슬림국가들의 공동체)의 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미국 문화도 마찬가지로 위축될 수 있다. 헌팅턴은 서양은 자유 민주주의, 평등, 그리고 개인적인 권리들 같은 독창적으로 서양적인 이상들이 전적으로 사라지거나 침식당하지 않도록 옹호하지 않으면 안되는 자신의 모습을 이내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사회학자들은 개인 또는 집단들이 종종 자신들의 정체감을 다른 것들과의 대조를 통해 획득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우리는 소속되는 만큼이나 달라지기를 원한다. 이와 같은 동경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들이 만나는 것 속에서 차이의 신호들 심지어 적대를 위한 근거들 을 찾아낸다. 안전해지기 위해 우리는 사랑할 수 있는 타자들 만큼이나 미워할 수 있는 (적어도 배격할 수 있는) 타자를 필요로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적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근거들을 합리적으로 배제하려고 애씀으로써 우리는 아무런 친구도 없이 홀로 남겨질 위험을 무릎써야 한다.
헌팅턴은 미국의 교육자들과 정치가들 사이에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을 제고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한탄한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언어, 신앙, 그리고 문화적 역할 모델들에서 서양적 유산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해체되고 말 것처럼 보인다. 『다문명적 미국은 더 이상 미합중국(U. S. A.)이 아니라 유엔이 되고 말 것이다.』 자신의 문명에 대한 끈질긴 믿음없이는 그것의 궁극적인 붕괴는 너무나도 명백하다는 이와 같은 주장을 우리는 어떻게 들어야 할까. 그리고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미제 문화상품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
<金文煥 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 서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