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 인터넷II 계획 가시화

미국 정부와 학계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인터넷II」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날로 정체가 가중되는 지금의 인터넷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 중인 인터넷II 구축 연도가 오는 2000년으로 예상되면서 인터넷II의 용도가 서서히 가시화되고 있다.

인터넷II는 기존 인터넷이 이용자가 폭증하고 있고, 이들이 주고 받는 데이터의 양이 커지면서 극심한 정체를 보이게 되자 미국의 정부, 대학, 기업들이 기존 인터넷의 대안으로 개발을 추진중인 제 2의 인터넷.

동영상과 같은 대용량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기존 인터넷에 비해 1백~1천배 빠른 최고 6백22Mbps로 전송할 수 있어 정체가 따르지 않는다. 나아가 대학, 연구소간 자료 교환, 가상현실 환경이 구현된 멀티미디어 도서관, 원거리 학습 등을 넘어 군사용, 의료용으로까지 폭넓게 이용될 수 있어 초창기 30여개에 이르던 대학, 연구기관을 비롯한 참여 기관, 업체수도 1백개를 넘어선지 오래다.

캘리포니아 대학, 스탠포드 대학, USC 등을 비롯한 50여개의 기관들이 인터넷II에 연결돼 있다. 이들은 미 과학재단(NSF)에서 운용하는 초고기능 인터넷 백본 네트워크인 vBNS를 통해 인터넷II와 접속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인터넷II에 연결돼 있다. NASA는 고속 네트워크를 이용해 세계 각지에 분포한 기업이나 대학을 연계, 공동 연구를 실현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 MCI커뮤니케이션스, 루슨트 테크놀로지, IBM, AT&T, 마이크로소프트, 선마이크로 시스템스, 시스코 시스템스, 베이 네트웍스 등 미국의 업체들이 총망라해 참여하고 있다.

이들 대학, 연구기관, 업체들이 인터넷II에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II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시험할 수 있기 때문. 이들은 인터넷II를 단순한 대체 인터넷이 아닌 「미래 인터넷 애플리케이션 시험의 場」으로 간주하고 있다.

고속 전송이 가능한 인터넷II 상에서 다양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을 시험해본 후 이들 애플리케이션을 상용 인터넷에 직접 적용시켜 볼 수 있는 등 정체가 가속되고 있는 기존 인터넷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작업이 가능해진 것이다.

한편 고속 전송 전용 인터넷II라 할지라도 자체적으로 속도 높이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인터넷II 구성원들은 고속 접속점을 의미하는 「기가팝」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인터넷II의 첨단 노드인 기가팝은 인터넷이 명실상부한 원거리 통신망(WAN)과 통합되기 위한 기반이 되고 있다.

인터넷II는 이르면 내년 말 안정적인 회선 능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인터넷II가 전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II 구성원들이 인터넷II를 기존 인터넷과는 다른 별도의 네트워크로 인식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

스탠포드 대학의 한 관계자는 『대학내 인터넷 수요 가운데 15%만이 대학간 연구 목적으로 이용된다』고 밝힌다. 나머지는 기존 네트워크와의 연결되고 있어 인터넷II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인터넷II의 본래 목적으로 이용이 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터넷II가 첨단 애플리케이션의 개발, 시험에 이용될 때에만 향후 인터넷 이용 저변의 확대를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II 참여 업체들은 인터넷II 개발 목적이 세계 각국의 정보 공유라고 밝힌다. 이에 따른 결실도 공유할 것이라고 부연한다. 이 것만이 인터넷II가 기존 인터넷인 인터넷I을 대치하는 합당한 이유이고, 또한 보다 진보한 인터넷III이나 인터넷IV의 등장을 앞당기는 첩경이 될 것이다.

<허의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