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정전이나 전력 과부하시 정보와 기기를 보호하는 무정전전원장치(UPS)시장의 유통질서가 크게 문란하다는 보도다. 특히 최근들어 저질 외산제품을 들여와 덤핑판매하는 사례까지 늘고있어 국산제품의 보호차원에서 근절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해제되면서 가열되기 시작한 UPS시장의 혼탁상은 값싼 외제품을 들여와 국산인 것 같이 속여서 시중에 유통시키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첫째 유형은 성능검증도 없이 싼 가격에 들여와 판매되고 있는 수입제품으로 이는 주로 이 시장에 신규 진출한 업체가 하고있는 형태이다.
둘째는 중국, 대만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된 UPS를 싼값에 수입한후 국산품인 것 같이 국내 형식승인번호를 부착 판매하는 형태로 주로 제조기술이 취약한 일부 UPS 생산업체가 하는 행위다. 또 다른 유형은 이미 부도난 회사가 취득한 형식승인이나 각종 인, 허가를 상호만 바꿔 편법으로 사용하는 수법으로 소비자를 속이고있는것이다.
최근들어 이러한 소비자 기만행위가 부쩍 늘어난 것은 그동안 수입선 다변화 품목으로 묶어놨던 UPS에 대한 규제조치가 지난 7월1일 해제되면서 UPS 생산업체는 물론 많은 오퍼상들이 외산 UPS 수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에 소재한 일부 UPS업체의 경우 정부의 형식승인 사후관리에 허점이 많고 소형 UPS의 주고객인 일반 소비자들이 무지하다는 점을 악용, 국내 형식승인번호를 무단으로 부착한 외산 UPS를 국내 형식승인 제품인 양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UPS시장이 이처럼 혼탁해진 것은 형식승인 관리 소홀에 있다는 지적이다.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성능이 떨어지는 외산 UPS의 유통을 막고 이미 보급된 불량 UPS를 사용하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혼탁해진 유통질서를 바로잡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UPS 관련 안전기준 제정과 함께 형식승인 적용대상을 재조정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재 5㎸A이하 소용량 UPS와 자동전압조정기(AVR)만 받도록 되어 있는 형식승인을 1백㎸A급으로 확대시키는 한편 그동안 품질수준을 가름하는 잣대였으나 최근 폐지된 「품」자 마크를 대체할 품질 제고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EM」 「NT」 「KS」 「ISO」는 국립기술품질원, 「KT」는 과학기술처, 「EQ」는 전기조합, 「Q」는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원, 「고」는 한전 영업처로 주관기관이 다른 전기관련 품질인증의 단일화 문제도 차제에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지금과 같이 여러 기관에서 「마구잡이식」으로 시행하는 인증이나 마크는 제조업체의 부담은 가중되는 반면 권위는 오히려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UPS를 생산하는 일부 회사가 지금까지 전기용품안전관리법의 형식승인제에 따른 「전」마크를 비롯 ISO 인증과 「Q」마크 등 품질인증과 관련되는 거의 모든 인증을 취득했다하드라도 이들 인증이 해외시장 진출시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새로 인증을 취득해야 할 정도로 국내에서 받은 인증서는 국제적으로 권위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실토다. 인증 및 마크의 통합을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도 이제부터 여러 기관으로 분산된 인증관련 제도를 통합, 관리해 대외적인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미국의 UL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증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형식승인 사후관리가 소홀하다는 허점을 파고 든 이러한 사태의 재발을 막고 국가인증 및 마크에 힘이 실리는 정책수립을 촉구한다.